"특공대는 원래 소수정예, 강한 K스포츠로 파리 출격"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4. 6. 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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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개막 … 장재근 진천 선수촌장 인터뷰
1976년 후 최소 선수단 140명
수영·사격 등 최근 상승세 보여
목표 5~6개보다 많은 金 딸것
새벽·산악훈련으로 체력강화
파리서 사전 현장캠프도 운영
장재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장이 지난 3일 충북 진천선수촌 내 팀 코리아와 오륜마크 조형물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제33회 파리올림픽 개막(7월 26일)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림픽 개막일이 다가오면서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대한민국 선수단은 더 바빠지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기지인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는 비장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각 종목 훈련장에는 훈련 중 우렁찬 함성이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선수촌 곳곳에는 '파리에 태극기를'이라는 문구가 담긴 배너가 내걸려 선수들 의지를 일깨웠다.

선수촌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장재근 국가대표선수촌장은 지난 3일 매일경제와 만나 "파리올림픽 준비가 잘돼 가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한체육회가 공식적으로 밝힌 파리올림픽 목표는 양궁, 펜싱 등에서 금메달 5~6개를 획득하는 것이다. 그러나 내심 좀 더 많은 메달도 기대한다. 최근 수영 황선우·김우민, 배드민턴 안세영 등 각 종목 간판선수들과 사격·유도대표팀이 잇달아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서다.

선수단 규모를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장 촌장 집무실 한편에 정리된 파리올림픽 출전 현황판에는 '16개 종목, 115명'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달 말 골프, 브레이킹 등 추가적으로 확정될 올림픽 최종 엔트리를 모두 취합해도 140명 안팎이다. 축구, 배구 등 단체 구기 종목이 대거 탈락한 탓이다. 2021년 도쿄올림픽(232명)의 60% 수준이고,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50명) 이후 최소 인원이다.

그러나 장 촌장은 이 숫자를 보면서 의지를 다잡았다. 장 촌장은 "원래 특공대는 숫자가 많지 않다. 소수 정예다. 최근 국제 대회 성과도 나타나고 있고,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다. 어려운 시기에도 대한민국 스포츠가 강하다는 것을 파리올림픽에서 꼭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장 촌장은 "파리올림픽은 국민 마음속에 엘리트 스포츠가 각인되느냐 안 되느냐를 놓고 중요한 기로에 선 무대"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국가대표선수촌장에 부임한 뒤 그는 줄곧 '강한 엘리트 스포츠'를 역설해왔다. 체육계 일각의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비판에도 새벽 훈련, 산악 훈련, 야간 와이파이 차단 등을 밀어붙였다.

장 촌장은 "국가대표선수촌은 캠핑장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장 촌장은 "생활체육은 즐기는 스포츠를 강조하지만 전문체육은 이겨야 즐겁다. 과정은 고통스러워도 성취감에서 얻는 짜릿함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게 엘리트 스포츠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예년에 비해 적은 소수 정예 선수단에도 자신감만큼은 높은 이유다. 장 촌장은 "처음에 새벽 운동, 산악 훈련을 왜 하는지 투덜대던 선수들이 이제는 다 하려고 한다. 절실함이 느껴진다. 우려가 기대감으로 바뀌고 있는 이유"라고 밝혔다.

장 촌장은 '아시아 2위'를 놓고 치열하게 싸우던 일본과의 경쟁에 대해서도 강조점을 뒀다.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2012년 런던 대회까지 일본에 앞섰던 한국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와 도쿄 대회에서 연이어 밀렸다. 특히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은 16위(금6 은4 동10)에 그쳐 3위에 오른 일본(금27 은14 동17)과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장 촌장은 "도쿄올림픽 후 3년 사이에 우리도 발전한 게 많다. 수영은 작년 아시안게임 때 일본을 이겼다. 양궁, 배드민턴, 펜싱 등 올림픽 종목 중에서 우리가 일본에 앞서는 것도 많다"면서 "일본이 20년 걸려 엘리트 스포츠를 회복했다면 우리는 복원기를 짧게 가져가는 게 목표다. 적어도 파리올림픽에서 일본이 한국을 보고 위기감을 갖게 만들고 싶다. 한국 스포츠가 무너졌다는 말보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살아났다는 말을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선수촌은 이미 '파리올림픽 모드'에 돌입했다. 올해 초부터 메달을 기대할 만한 후보를 추려 경기력 향상을 위한 집중 지원을 하는 스페셜 케어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올림픽 개막이 다가오면서 연일 국가대표 지원 관련 회의를 열고, 지도자를 대상으로 판정 논란에 대비하기 위한 소청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파리올림픽 개막 직전인 다음달 12일부터는 파리 근교 프랑스국가방위스포츠센터(CNSD)에 현지 캠프도 운영한다. 최신 설비의 체육관과 전용 식당 등 부대시설을 복합적으로 갖춰 한국 선수단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 촌장은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기간에 사전 캠프를 운영한다. 예산 19억원을 들여 조리사, 의료인력 등 스태프만 40명 넘게 간다. 종목별 지도자도 최대한 많이 파견할 계획이다. 선수단 규모는 작아도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하게 만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장 촌장은 국민 성원도 함께 당부했다. 그는 "파리올림픽이 한여름에 열리고, 우리 시간으로 새벽에 열리는 경기도 많다. 그래도 선수들을 향한 뜨거운 응원이 선수단에 그대로 전달될 것이다. 무더위에 국민이 시원한 맥주와 치킨을 즐길 수 있도록 대한민국 선수단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진천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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