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팬 불만 잘 안다' 2기 출발 황선홍 감독 "대전이라서 선택했다, 그동안 실패에 얽매이지 않고 계속 도전"
[스포티비뉴스=대전, 조용운 기자] "대전하나시티즌이 아니었다면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5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만난 황선홍 감독은 "다시 돌아오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실한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모든 역량을 발휘하겠다"라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이 다시 대전하나의 지휘봉을 잡았다.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기업구단으로 전환했던 지난 2020년 대전하나의 첫 사령탑에 올랐던 황선홍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해고됐던 아픈 과거를 뒤로 하고 4년 만에 복귀했다.
대전하나는 이번 시즌 성적 부진으로 K리그1 하위권에 처져있다. 새로운 변화와 반전이 필요해 이민성 감독과 결별했다. 대체자는 예상 밖 황선홍 감독이었다. 이미 한 차례 실패한 전력이 있어 성사될 가능성이 극히 적었던 선임이다.
대전하나는 "황선홍 감독은 선수·지도자로 K리그, 해외리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등에서 다양한 경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이라는 데 높은 점수를 주며 "팀이 어려운 시기에 리더십을 발휘하며 선수단을 통솔하고 변화를 통한 위기 극복과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황선홍 감독은 "고향으로 돌아온 기분이다. 다시 돌아오게 되어 기쁜 마음이 크며 어려운 상황에서 중책을 맡겨주신 구단에도 매우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도 "다시 돌아오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는 말로 회견을 시작했다.
황선홍 감독은 4년 전 대전하나에서의 실패를 비롯해 지도력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잠시 반등하는 듯 싶었으나 올해 파리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확보하지 못하는 처참한 결과를 냈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에 나가지 못하는 건 1984 로스앤젤레스 대회 이후 40년 만이다.
지도자 경력에 큰 오점을 남기고도 단기간에 취업에 성공한 황선홍 감독은 "다시 돌아오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절실한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모든 역량을 발휘하겠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황선홍 감독 일문일답.
Q. 현재의 대전하나를 어떻게 평가하고 무엇을 개선해 나갈 것인지.
"근래 경기를 모두 확인했다. 기술적인 부분이 중요하지만 꼭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심리적으로 쫓기다 보니 무리한 결정이나 선택을 한 것 같아 어려움을 겪었다.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는 게 먼저다. 기술적으로 봤을 때는 어렵게 볼을 탈취한 뒤에 공격권을 빠르게 내주는 게 어려움을 겪었다.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
Q. 4년 전 이곳에서 중도하차했다. 다시 지휘봉을 잡은 기분은.
"고심을 많이 했다. 대전하나가 아니었다면 결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초대 감독으로서 아쉬움이 많았고,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곳이다.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초대 감독으로 위기를 넘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창단 때 목표로 했던 톱레벨 구단으로 가는 데 초석을 다질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것에 초점을 맞춰서 팀을 다시 만들어갈 것이다."
Q. 대전하나의 선수층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여름 이적 시장에서 보강할 대목이 있다면.
"시즌 중반이라 만족스럽게 세팅해서 갈 수는 없다. 당장은 공격 쪽에 파괴력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추진하고 있다. 강화팀과 소통을 통해서 빠르게 전력을 보강할 부분을 찾고 있다."
Q. 강등 탈출이 시급한데 각오는.
"강등권을 벗어나는 것이 급하다. 목표와 비전을 궁금해 하실텐데 지금은 강등권을 벗어나서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다음 스텝은 그 이후에 생각할 부분이다. 하루빨리 강등권에서 벗어나는 게 먼저다."
Q. 계약 기간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는데 공개할 수 있는지.
"서로 합의한 부분이 있어서 언급하기 곤란하다."
Q.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가 부담이 됐을 것 같은데.
"성원해 주신 팬과 올림픽을 경험하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 한켠이 쓰리고 아프고 착잡하다. 계속 쓰러져 있을 것이냐 다시 일어날 것이냐가 가장 중요했다. 이 시점에 나 자신을 믿고 다시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대전하나 팬들도 '싸울 건가 포기할 텐가'라는 걸개를 들었다. 나도 끝까지 싸워 나가겠다."
Q. A매치 휴식기 동안 보강할 부분이 있는지.
"공격력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수비 조직은 준비해야 한다. 시스템적으로 스리백과 포백 갈림이 있는데 우리가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려고 하는 데 시간이 많지 않지만 점진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 가야할 방향을 정하고 조직을 구성하는 게 먼저다."
Q. 대전하나 팬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알텐데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의견인지 잘 안다. 우려하는 부분도 안다. 굉장히 힘든 시즌이 될 것이라는 것도 경험해 봐서 알고 있다. 하나하나 차분하게 만들어 나갈 것이다. 많은 얘기보다는 경기장에서 증명해내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 선수들을 믿고 성원해 주시면 절대 실망시키지 않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켜봐 주시고 응원 부탁드린다."
Q. 구체적으로 대전하나가 안정권이 될 순위권은 어디인가.
"1차는 중위권이다. 몇 위를 하겠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과정을 탄탄히 해서 강등을 신경쓰지 않으면 다음을 생각할 것이다."
Q. 선수단 중 기대감이 큰 선수가 있다면.
"부상 선수가 많은 가운데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그런 선수들이 성장해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어린 선수들이 실패나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적으로 플레이하는 걸 원한다.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경기장에서 해 나갔으면 한다."
Q. 올림픽 예선이 끝나고 어떻게 지냈는지.
"축구인이다보니 쉬고 싶어도 눈이 축구와 K리그로 갔다. 재충전하는 시간은 충분했다. 에너지를 운동장에서 쏟아낼 것이다."
Q.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는데 팬들이 언제까지 기다려주셨으면 하는지.
"올 시즌 끝날 때까지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Q. 다시 돌아오니 어떤 감정인지 그리고 어떤 축구를 만들어 갈 것인지.
"크게 변한 것 같지는 않다. 익숙하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안정이 될 것 같다. 축구적으로 봤을 때는 위닝 멘탈리티를 가지고 지배하는 축구를 하고 싶다. 감독을 처음 시작했을 때 한국 축구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투박하고 확실하지 않아도 직선적으로 공간을 활용하는 축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잘 될 때와 안 될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정확성이 없으면 어려운 상황이 됐다. 스쿼드상 지배하고 주도하는 축구가 어려운 걸 잘 알고 있다. 그에 따른 선수 수급이 필요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대전하나의 철학은 지배하고 주도하는 축구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팀을 만들 것이다."
Q. 디테일과 정확성이 더 중요하다고 철학을 바꾼 계기가 있다면.
"시대 흐름과 환경 모두 작용했다. 특히 연령별 대표팀을 이끌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K리그는 잔디 상황이 좋지 않지만 선수들과 교감했을 때 카타르나 해외에서 경기를 치를 때 행복하다고 했다. 앞으로 공간 싸움이나 정확성이 떨어지면 뛰는 양만 많아진다. 그런 부분을 개선해야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Q. 계속 실패하는 가운데 대전하나에 왔다. 커리어적으로 의미를 부여한다면.
"지도자는 100% 만족과 안주는 없다고 생각한다. 끝없이 이기기 위해 나아가야 한다. 모든 건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매 대회, 매 경기를 이기고 우승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실패나 성공에 대해서는 마음 속으로는 실망감이 없잖아 있지만 얽매이지 않겠다. 또 다른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Q. 올림픽 예선 이후 감독 커리어에 위험이 커졌는데.
"아시안게임 할 때도 마찬가지고 감독은 언제나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일을 한다. 지금도 그런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후회가 남지 않아야 한다. 대전하나와 함께라면 언제나 성공 신화를 쓸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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