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판 박정희’ 카가메 대통령, 연세대 명예 박사 학위 받았다
“정부 정책의 목적은 국민 통합, 주체성, 자유, 창의, 번영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노력은 연구와 과학적 발견을 통해 더욱 조화롭고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으로, 르완다와 연세대의 만남을 통해 결실을 맺길 바랍니다.”
‘르완다판 박정희’로 불리는 폴 카가메(67) 르완다 대통령이 연세대학교 행정학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다. 5일 낮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경영관에서 카가메 대통령의 행정학 명예 박사 학위 수여식이 열렸다.
카가메 대통령은 이날 학위증을 받고 “권력을 위해 백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대량 학살 이후 정권을 잡은 이후, 국민의 단합과 통일을 최우선 목표로 정했다”며 “국가는 안보 없이 어떤 것도 할 수 없지만, 안보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 깨달았다”고 했다. 카가메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국가 발전을 위해 교육과 기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르완다와 연세대에 만남을 전적으로 기대하고 있고, 연세대와 함께 하게 되는 영광을 얻어 자랑스럽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카가메 대통령은 1994년 4월, 3개월간 다수 후투족(族)이 소수 투치족과 이들을 돕는 온건 후투족을 무차별 학살한 ‘제노사이드(인종대학살)’를 진압했다. 올해는 제노사이드 30주년이 되는 해다. 카가메 대통령은 2000년(과도정부 기준, 정식 대통령 취임은 2003년) 집권 이후, 르완다를 제노사이드의 아픔을 딛고 아프리카에서 가장 탄탄히 성장하는 나라로 발전시켰다. 그는 국가 발전의 모범적 모델로 줄곧 한국을 언급했고, 존경하는 지도자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아왔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카가메 대통령과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축사를 전했다. 반 전 총장은 “2006년 한국 외교부 장관 최초로 르완다에 방문했을 때 종이 한 장 없이 깨끗한 길거리를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며 “당시 카가메 대통령에게 비결을 묻자 ‘박정희 대통령이 했던 새마을운동을 보고 배운 것’이라고 답했다”고 했다. 실제로 카가메 대통령은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르완다에 이식해 연평균 7%가량 경제 성장을 기록했다.
김현철 연세대 대학원장은 카가메 대통령을 명예 박사로 추천한 이유에 대해 “IT 산업 육성, 초·중등 의무 무상 교육, 문맹 퇴치, 대학 보급, 아프리카 청렴도 상위권 달성 등 다방면에 걸친 업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르완다는 비즈니스 환경 개선, 외국투자 증대 등 괄목할만한 경제성장 결과 거둔 결과 2021년 세계은행이 선정한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비즈니스 환경이 우수한 국가로 선정됐다”고 했다. 르완다의 국민 문해율 75.9% 달성, 여성의원할당제 도입 등을 우수 발전 사례로 언급했다.
학위증을 전달한 윤동섭 연세대 총장은 “카가메 대통령의 놀라운 업적 뿐 아니라 그가 가진 가치와 원칙 기념하고자 한다”며 “그의 리더십은 비전 있는 통치의 힘이 한 국가의 운명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고 했다. 또 “혁신적인 정책 수행을 통해 경제 번영의 기초를 다잡고 보건의료 및 교육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카가메 대통령의 타고난 리더십과 개혁을 위한 헌신은 효과적 거버넌스의 모범”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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