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밥이냐 빵이냐 선택을 ‘초호화 기내식’ ‘버킷 리스트’ 모욕, 무슨 경우냐” 분노

박세영 기자 2024. 6. 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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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을 안다면 있을 수 없는 치졸한 시비”
“기내식 총경비가 많았는지는 현 정부의 순방 비용과 비교하면 알 수 있어”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의 지난 2018년 인도 방문과 관련, “초호화 기내식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라면서 “외교부의 거듭된 건의에 등 떠밀려 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민의힘 측에서 ‘기내식 예상 급증’, ‘셀프 초청’ 등과 같은 공세가 이어지자 직접 “치졸한 시비”라며 분노를 표했다.

문 전 대통령은 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국정을 안다면 있을 수 없는 치졸한 시비”라며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 경비는 소관 부처에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며 당시 소관 부처는 문화체육관광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순방 시 전용기 기내식은 일반 여객기와 마찬가지로 세트로 제공돼 더 고급의 음식을 주문하거나 먹을 수 없어 초호화 기내식이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내식 총경비가 많아 보인다면 그 연유 역시 소관 부처나 기내식을 제공한 대한항공 측에 물어볼 일”이라고 반박했다.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인도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18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수행 기자들도 수행원들과 같은 기내식을 제공 받으니 전용기 기내식의 시스템을 잘 알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식세트냐 양식세트냐, 밥이냐 빵이냐 정도의 선택의 여지 밖에 없이 제공되는 기내식을 먹었을 뿐인 사람에게 기내식 총경비가 많아 보이니 ‘너 초호화 기내식 먹었지?’라며 들이대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라며 분노를 표했다. 그러면서 “기내식 총경비가 통상보다 많았는지 여부는 현 정부의 순방 비용과 비교하면 알 수 있는 일”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셀프 순방’ 의혹과 관련해 “인도 순방은 아내가 원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세상에 어느 아내가 외교나 외국인을 만나는 일에 익숙하지도 않은 터에 멀고 먼 낯선 나라 낯선 지역의 낯선 행사에 주빈으로 참석하여 군중 앞에서 축사까지 해야 하는 일정을 대통령인 남편 없이 혼자서 수행하고 싶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인도 측 요청에도 불구하고 내가 갈 형편이 안되자 문체부 장관이 방문단을 이끌고 가는 것으로 결정했지만 인도 측에서 희망하니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아내라도 대신 가는 것이 좋겠다는 외교 당국의 거듭된 건의에 따라 아내를 설득하여 등 떠밀 듯이 가게 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문 전 대통령은 “아내의 순방을 건의했던 부처와 아내와 함께 갔던 부처가 멀쩡하게 있는데 이제 와서 아내에게 초호화 기내식이니 버킷리스트 관광이니 라며 모욕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라며 “부끄럽지 않습니까?”라며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성의를 다했던 인도 측은 또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참 민망하고 한심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시 김 여사의 일정을 자세히 공유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맡았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관련 특검법을 발의하면서 관련 의혹 제기를 이어나가자 이에 대해 “저질 정치 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며 여권 관계자들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은 명확한 근거도 없이 김 여사가 마치 호화로운 식사라도 한 것처럼 냄새를 풍기며 극악한 마타도어(흑색선전)를 하고 있다”며 “아무 근거도 없는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밝혔다. 또 “대통령 배우자의 정상 외교 활동과 관련하여 근거 없는 악의적 공세를 하고 있는 관련자를 정식으로 고소할 예정”이라며 “고소장은 조만간 제출할 예정이며, 수사기관이 법과 원칙에 맞게 엄정하게 조사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본인들의 기내식비는 공개하지 못하면서, 전임 대통령 배우자의 기내식비 총액만 공개하는 것을 납득할 국민은 없다”며 “대통령실 또한 팔짱 끼고 이 사태를 방관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김건희 여사를 지키기 위해 벌이는 이 소란의 부메랑은 결국 자신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래는 문 전 대통령이 공개한 당시 김 여사 인도 순방 일정.

▲11월 4일(일)

- 09:00~18:10 서울 공항에서 델리 공항 이동 (하노이 경유)

▲11월 5일(월)

- 10:30~11:00 인도 외교장관 접견

- 11:30~12:25 인도 스타트업 시연 현장 방문

- 12:30 인도 대통령 영부인 주최 오찬 참석

- 14:00 모디 총리 예방 및 환담

- 16:30~17:45 델리공항에서 러크나우 공항 이동

- 20:00 인도 UP주 총리 주최 만찬 및 환담

▲ 11월 6일(화)

- 09:45~10:00 치칸 자수법 시연 참관

- 10:00~12:00 아요디아로 이동

- 15:00~16:00 허황후 기념공원 착공식 참석 (축사는 문체부 장관)

- 16:30~17:30 디왈리 축제 개막식 참석 및 축사

- 18:00~19:00 디왈리 축제 점등행사 참석

- 19:00~21:00 러크나우로 이동

▲ 11월 7일(수)

- 09:00~10:00 러크나우 공항에서 아그라 공항 이동

- 10:30~11:30 타지마할 관람

- 11:50 아그라 공항 출발 (하노이 경유)

▲ 11월 8일(목)

- 01:40 서울공항 도착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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