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 나는 간식보다 사랑받고 있을까?
2024. 6. 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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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생활의 우문현답한때 SNS에서 반려인이 간식을 들고 있다가 갑자기 쓰러지는 연기를 했을 때, 개와 고양이의 반응을 보는 놀이가 유행했다.
그렇다면 쓰러진 반려인을 두고 간식을 주워 먹은 고양이의 행동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고양이가 본래 시크해서나 개보다 교감능력이 떨어져서라기보다, 눈치가 빠르고 똑똑한 고양이가 이미 반려인의 체온과 냄새로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감지했을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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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생활의 우문현답
한때 SNS에서 반려인이 간식을 들고 있다가 갑자기 쓰러지는 연기를 했을 때, 개와 고양이의 반응을 보는 놀이가 유행했다. 대체로 개는 간식보다 반려인에 집중하며 안절부절못한 반면, 고양이는 반려인을 쓱 쳐다보고는 무심히 간식을 주워 먹었다.
한낱 간식과 경쟁하는 현실이 서글프지만, 어떤 때는 수리가 나보다 간식을 더 사랑하는 게 아닐까 의심스럽다. 외출 준비를 하면 곧바로 눈치를 채고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불안해하다가도, 말린 고기 하나만 물려 주면 뒤도 안 돌아보고 방석으로 직진해 내가 나가든 말든 신경도 안 쓰고 고기 뜯기에 정신이 없다. ‘간식 없으면 어쩔 뻔했어’ 하다가, 왠지 씁쓸해진다.
개는 반려인과 간식 중 어느 쪽을 더 좋아할까? 우매한 질문 같지만, 이런 의문을 가진 이가 한둘이 아니었나 보다. 미국 에머리대학교의 그레고리 번스 박사와 연구팀은 개에게 MRI 기기 안에서 ‘엎드려’를 훈련시킨 뒤 반려인의 냄새를 포함해 다양한 냄새를 맡게 하면서 뇌의 변화를 관찰했다. 실험 결과 그 어떤 냄새보다 반려인의 냄새를 맡았을 때 개의 미상핵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다.
미상핵은 뇌에서 보상중추와 관련 있는 부위로, 미처 예상하지 못한 보상을 받았을 때 활성화된다. 다음으로 개들에게 간식을 제공했을 때와 반려인이 개를 칭찬했을 때의 뇌 변화도 각각 살폈다. 대부분의 개가 두 경우에 거의 같은 수준의 반응을 보였는데, 그중 20%는 간식보다 반려인의 칭찬에 더 크게 반응했다. “개는 최소한 간식만큼은 우리를 사랑한다”라는 그레고리 번스 박사의 결론에 안심한 건 나뿐일까.
연구팀은 여기에 쐐기를 박는 실험을 추가했다. 반려인이 칭찬할 때 얼굴에 미소를 짓자, 개가 더욱 강력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아무래도 간식보다는 반려인이, 또 무엇보다 웃음을 띤 반려인이 개에게는 최고의 보상이라는 의미다. 간식 질투는 그만두고 수리에게 오롯이 사랑받으려면 웃는 얼굴로 칭찬하는 일을 게을리 말아야겠다.
그렇다면 쓰러진 반려인을 두고 간식을 주워 먹은 고양이의 행동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고양이가 본래 시크해서나 개보다 교감능력이 떨어져서라기보다, 눈치가 빠르고 똑똑한 고양이가 이미 반려인의 체온과 냄새로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감지했을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33호(24.6.04) 기사입니다]
개는 반려인과 간식 중 어느 쪽을 더 좋아할까? 우매한 질문 같지만, 이런 의문을 가진 이가 한둘이 아니었나 보다. 미국 에머리대학교의 그레고리 번스 박사와 연구팀은 개에게 MRI 기기 안에서 ‘엎드려’를 훈련시킨 뒤 반려인의 냄새를 포함해 다양한 냄새를 맡게 하면서 뇌의 변화를 관찰했다. 실험 결과 그 어떤 냄새보다 반려인의 냄새를 맡았을 때 개의 미상핵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다.
미상핵은 뇌에서 보상중추와 관련 있는 부위로, 미처 예상하지 못한 보상을 받았을 때 활성화된다. 다음으로 개들에게 간식을 제공했을 때와 반려인이 개를 칭찬했을 때의 뇌 변화도 각각 살폈다. 대부분의 개가 두 경우에 거의 같은 수준의 반응을 보였는데, 그중 20%는 간식보다 반려인의 칭찬에 더 크게 반응했다. “개는 최소한 간식만큼은 우리를 사랑한다”라는 그레고리 번스 박사의 결론에 안심한 건 나뿐일까.
연구팀은 여기에 쐐기를 박는 실험을 추가했다. 반려인이 칭찬할 때 얼굴에 미소를 짓자, 개가 더욱 강력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아무래도 간식보다는 반려인이, 또 무엇보다 웃음을 띤 반려인이 개에게는 최고의 보상이라는 의미다. 간식 질투는 그만두고 수리에게 오롯이 사랑받으려면 웃는 얼굴로 칭찬하는 일을 게을리 말아야겠다.
그렇다면 쓰러진 반려인을 두고 간식을 주워 먹은 고양이의 행동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고양이가 본래 시크해서나 개보다 교감능력이 떨어져서라기보다, 눈치가 빠르고 똑똑한 고양이가 이미 반려인의 체온과 냄새로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감지했을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33호(24.6.0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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