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 공개에…`사적 제재`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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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유튜버가 2004년 있었던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가해자에 대한 신상공개를 하며 사적 제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처벌만이 계속되는 사적 제재에 대한 해답이 아니라며 사법 불신 해소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5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유튜버 '나락 보관소'는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가해자에 대한 신상 공개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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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사적 제재…시민 “사회 정의 부합”
전문가 “정당한 法 처벌, 눈높이 맞는 재판 필요”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최근 한 유튜버가 2004년 있었던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가해자에 대한 신상공개를 하며 사적 제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처벌만이 계속되는 사적 제재에 대한 해답이 아니라며 사법 불신 해소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사적 제재 논란은 계속해서 제기되는 문제다. 유튜브에서는 이른바 ‘참교육’ 영상은 조회 수가 보장되는 영상이다. 조폭 출신 유튜버들이 비행 청소년들을 선도하는 영상이나 중고차 사기를 당한 이들을 구제해주는 중고차 딜러 영상이 대표적이다. 참교육 영상을 자주 올리는 유튜버 A씨는 “공권력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우리는 빨리 해결해준다”고 자부심을 보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이같은 사적 제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권력이 해주지 못한 간지러운 부분을 해소해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직장인 이모(29)씨는 “피해자는 아직까지 고통 속에 살아가는데 범죄자들은 ‘빨간 줄’ 없이 살아가는 게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국가가 하지 못했다면 사회라도 해야 한다. 당연히 해야 했을 일을 뒤늦게라도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같은 사적 제재는 여러 부작용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파타야 살인사건, 의대생 살인사건 등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한 디지털교도소의 경우 신상이 공개된 고려대 재학생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디지털교도소는 이른바 ‘지인능욕’을 요청한 정황이 있다며 해당 학생의 신상을 공개했지만 해당 학생은 “억울하다”며 명예훼손으로 이들을 고소한 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무고한 대학 교수가 성착취범으로 몰려 고통을 호소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사법에 대한 불신이 사적 제재를 허용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가가 형벌권을 독점하고 있는 법치주의가 정당화되려면 정당한 처벌이 이뤄지고 피해자와 가족들이 이를 통해 응보가 이뤄졌다는 것이 확인돼야 한다”며 “이번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처럼 제대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사적 보복들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법제연구원의 ‘국민법의식 실태조사 2023’에 따르면 ‘법이 공정하게 집행된다’는 응답은 절반 수준(52.9%)에 불과했다.
이들은 사적 제재를 없애고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선 국민의 사법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적 제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도록 수사나 재판 시스템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 수사 단계부터 재판까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설명했다.
김형환 (hw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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