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2인 지도체제’ 논의 논란…친한-친윤 일제히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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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차기 당 대표 선출을 기존 단일지도체제로 치르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다음 날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 1등이 당 대표를, 2등이 수석부대표를 맡는 '2인 지도체제' 도입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당 대표가 전권을 갖는 단일지도체제를 바꿔 당 대표가 직을 상실하면 수석부대표가 대표직을 승계해 지도부의 안정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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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위는 5일 황 위원장이 주장하는 2인 지도체제 등을 보고받고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여상규 특위 위원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현행 단일지도체제, 집단지도체제, 하이브리드형(2인) 지도체제 등 3가지 안 모두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3일 열린 의총에서 “이번까진 현행 체제로 치르자”고 의견이 모였지만 논의는 해보겠다는 것이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통화에서 2인 지도체제의 필요성을 거론하며 ‘당 지도부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7월 25일로 예정된 차기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관리형 비대위’를 맡은 황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6번째 여당 대표다.
국민의힘은 2022년 5월 집권 여당이 된 후 당 대표가 이준석 대표, 주호영 비대위원장, 정진석 비대위원장, 김기현 대표, 한동훈 비대위원장, 황 위원장까지 6번 바뀌었다. 황 위원장 측은 “당 지도부가 안정돼야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을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틀 전인 3일 의총에서 “지도체제 논의는 다음 지도부로 넘기자”고 의견을 모은 상황에서 당헌당규개정특위위원회가 황 위원장이 주장한 2인 지도체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지금 당권 주자 윤곽이 잡히는 상황에서 비대위가 섣불리 결정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 친한-친윤 “2인 지도체제 반대”
황 위원장은 집단지도체제 도입 필요성에 긍정적인 원외 당협위원장 모임에 2인 지도체제에 대한 의견 수렴을 요청하며 ‘여론전’에도 나섰다. 한 모임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대표가 걸핏하면 바뀌는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의견을 모아볼 것”이라고 했다.
차기 당권 경쟁 구도의 축인 친한(친한동훈)계, 친윤(친윤석열)계, 비윤 당권주자들도 일제히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한 친한계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는 방안으로 해석 된다”며 “한 전 위원장이 대표가 됐을 경우 솎아내고 친윤 지도부를 만드려는 것 아니냐”고 했다. 친윤 핵심 의원은 “말도 안 된다. 코미디”라고 했다. 다른 친윤 의원도 “어차피 대표가 물러날 때 정치적 책임을 지도부가 함께 져야 한다”며 “당 대표가 무너질 것을 전제하고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은 “2인 지도체제는 너무 인위적이다. 그럴 바에 차라리 단일지도체제로 가는 게 낫다”고 했다. 안 의원은 수직적 당정관계 극복을 위해 집단 지도체제를 주장한 바 있다.
● 당 내부 “더 시간 끌면 위험”
‘2인 지도체제’는 복수의 비대위 관계자도 부정적인 기류라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황 위원장 측 관계자는 “전당 대회 경쟁 구도와 별개로 당 대표가 계속 바뀌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애당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관리형’ 비대위원장인 황 위원장이 원내의 반발에도 지도체제 개편을 던지자 갖가지 추측이 나왔다. 한 의원은 “성일종 사무총장이 나서서 현행대로 가야 한다고 했는데 황 위원장이 고집을 부리고 있다”며 “뒤에서 작업하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친윤 당권 주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1, 2등 모두 비윤 인사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며 “친윤 입장에서도 황 위원장의 속내가 궁금할 것”이라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지도체제까지 건드렸다간 전당대회 시간만 더 걸린다. 이대로 가면 더 위험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2005년 이전까지 당 대표 1인 독점 체제로 운영되다가 200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만든 당 혁신안에 따라 9인 집단지도체제로 바뀌었다. 2015, 2016년 김무성 당 대표 시절 김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등 친박(친박근혜)계 간 극심한 갈등이 이어졌다. 이후 국민의힘은 2016년 단일지도체제로 전환한 뒤 지금까지 유지해 왔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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