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자원의 역설...“내전·식량위기 콩고민주共, 그대로 두면 세계가 큰 비용 치를 것”
“현재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상황은 최근 들어 가장 심각합니다. 전염병, 식량 위기가 창궐해 많은 콩고인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5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만난 피터 무소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민주콩고 사무소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전날 개막한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참석차 처음 한국을 찾은 무소코 소장은 이날 농림축산식품부가 개최한 농업 콘퍼런스에 연사로 나섰다. 그는 WFP의 차드, 서아프리카 본부 등을 거쳐 2021년부터 민주콩고 사무소장직을 맡고 있다.
국토 면적이 아프리카에서 둘째로 큰 민주콩고는 인구 약 9900만명에 풍부한 광물 자원을 보유한 국가다. 무소코 소장은 “민주콩고의 코발트 생산량은 전 세계 68%, 리튬 생산량은 40%”라며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자원을 가진 국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풍부한 광물이 어둠을 드리우기도 했다. 자원을 노린 투치족(族) 반군 등 120여 개 무장 단체가 지난해 3월부터 동부 지역에서 정부군에 맞서 교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엔 무장 세력이 대통령궁을 공격하고 쿠데타를 시도했다. 무소코 소장은 “분쟁으로 인해 국내에 약 720만명의 실향민이 생겨났다”며 “이는 수단에 이어 아프리카에서 둘째로 큰 규모”라고 했다.
무소코 소장은 WFP가 지난해 6월 민주콩고를 긴급구호 지역으로 격상시킨 일을 언급하며 한국 정부의 도움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그는 “우리가 민주콩고를 긴급구호 지역으로 지정했을 때 가장 먼저 손을 내민 곳이 한국 정부였다”며 “한국의 도움 덕에 우리가 늦지 않게 구호 현장에 개입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지난해 11월 WFP와 유니세프의 아동 영양실조 예방 사업에 620만달러를 원조한 데 대해서도 “다년간 원조를 받아 장기적으로 지원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무소코 소장은 민주콩고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민주콩고의 열대우림은 아마존에 이어 세계에서 둘째로 큰 규모”라며 “민주콩고를 바로잡지 않으면 전 세계는 막대한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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