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지 안 나가네" 폐현수막 장바구니 나누는 전통시장 '웃음꽃'[르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어머님한테 이 장바구니가 화사하게 잘 어울리네. 전부 폐현수막으로 만든 거예요."
봉사에 나선 한국외국어대학교 총학생회장이 "어머님께 잘 어울린다"며 넉살 좋게 말하자 중년 여성은 "잘 쓸 것 같다"며 붉은색 장바구니를 골라갔다.
이 시장에서 30년째 고구마와 감자 등 작물을 판매하고 있는 정현무씨(59)의 가게에도 폐현수막 장바구니를 든 손님들이 찾아왔다.
이날 행사 사진 촬영 봉사에 나선 한국외대 학생 한정운씨(27)와 우민정씨(23)도 어깨에 장바구니를 멨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머님한테 이 장바구니가 화사하게 잘 어울리네. 전부 폐현수막으로 만든 거예요."
'세계 환경의 날'인 5일 낮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 입구. 봉사에 나선 한국외국어대학교 총학생회장이 "어머님께 잘 어울린다"며 넉살 좋게 말하자 중년 여성은 "잘 쓸 것 같다"며 붉은색 장바구니를 골라갔다.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평일 하루에만 평균 1만3000명가량이 시장을 다녀간다. 비닐봉지 사용량도 상당하다. 시장에서 나오는 폐비닐을 수거하려면 매일 1톤 트럭 8대를 동원해야 한다.
장바구니를 받은 사람들은 곧장 양옆으로 펼쳐진 시장 가게에 들러 장을 보기 시작했다. 이 시장에서 30년째 고구마와 감자 등 작물을 판매하고 있는 정현무씨(59)의 가게에도 폐현수막 장바구니를 든 손님들이 찾아왔다. 정씨는 "오늘 비닐봉지가 안 나가네"라며 금방 물건을 담아주려고 준비한 검은 봉투를 흔들어 보였다. 고구마를 둘러보는 고객에게 "장바구니 저기서 공짜로 줘요. 아주머니"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 사진 촬영 봉사에 나선 한국외대 학생 한정운씨(27)와 우민정씨(23)도 어깨에 장바구니를 멨다. 현수막 원단 위에 인쇄된 'Save Earth(지구를 지키자)' 문구가 마치 브랜드 로고처럼 보였다. 한쪽 어깨에 메니 에코백 부럽지 않았다. 한씨는 상인회 측에 "캠퍼스 안에서 학생들이 다 같이 하면 멋질 것 같다"며 "장바구니를 학교에 몇 개 가져가도 되겠냐"고 요청했다.
시장 상인회는 버려진 현수막을 이용해 토시, 앞치마 같은 상인들을 위한 선물도 만들어볼 예정이다. 또 페트병을 모아다가 섬유 원단을 만들어 티셔츠를 제작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이상렬 청량리종합시장 홍보기획이사는 "시장에서 무심코 쓰는 비닐은 100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 시장에서부터 일회용 비닐봉지를 덜 써보려고 한다"며 "인근 시장부터 전국 시장으로 전파해서 지속가능한 전통시장 문화를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친형과 아내가 만나는 것 같다"…이혼통보 받은 남편 '분노 사연' - 머니투데이
- "믿음직한 아빠" 밀양 가해자, 본인 딸은 과잉보호?…이수정 교수 일침 - 머니투데이
- "꼬리친 것 아니야?" 막말에 신원 노출도…또 짓밟힌 밀양 피해자 - 머니투데이
- 초4 딸에 "친엄마 하늘나라 갔어" 거짓말…가슴 아픈 속사정 - 머니투데이
- "국악과 교수, 제자 부친상서 여학생 껴안고 고성방가" 폭로 - 머니투데이
- "여 BJ 녹음은 사적대화, 난 당당"…8억 뜯긴 김준수, 마약에 선긋기 - 머니투데이
- '故송재림과 열애설' 김소은 "가슴이 너무 아프다"…추모글 보니 - 머니투데이
- 전성기 때 사라진 여가수…"강남 업소 사장과 결혼, 도박으로 재산 날려" - 머니투데이
- [더차트]"중국·일본인이 영어 훨씬 못 해"…한국 영어 능력 세계 50위 - 머니투데이
- 김병만도 몰랐던 사망보험 20여개…'수익자'는 전처와 입양 딸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