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팠더니 6700만 년 전 티라노 뼈… 방학 소풍 간 꼬마들이 찾았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뼈를 발견한 리엄·제신 피셔 형제와 사촌 케이든 메드슨. /덴버 자연과학 박물관 홈페이지

방학을 맞아 황무지 탐험에 나섰다가 실제 6700만 년 전 공룡 화석을 발견한 어린이들의 이야기가 화제다.

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은 2022년 7월 미국 대평원 북쪽에 있는 노스다코타주(州) 유적지로 여행을 떠난 리엄·제신 피셔 형제와 사촌 케이든 메드슨이다. 당시 나이는 리엄이 7살, 제신이 10살, 케이든이 9살이었고 여행에는 형제의 아버지 샘 피셔가 동행했다.

이들의 탐험 장소는 과거 공룡 화석이 다수 발견된 것으로 유명한 어느 유적지였다. 평소 열렬한 ‘공룡 덕후’였던 3인방은 마치 고고학자가 된 듯 주변을 살폈고, 그러다 땅 위로 살짝 튀어나온 무언가를 발견하게 됐다. 흥분한 아이들은 ‘공룡 뼈’라는 추측을 했고 ‘큰 덩치 공룡’(chunk-osaurus)이라는 이름까지 붙이게 됐다.

이후 샘은 사진을 찍어 덴버 자연과학 박물관에서 척추 고생물학 큐레이터로 일하는 친구 타일러 리슨에게 보냈다. 그 결과 아이들이 발견한 건 실제 공룡 뼈였고, 타일러는 비교적 흔하게 발견되는 하드로사우루스류 공룡의 뼈라고 생각해 작년 여름부터 발굴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는 아이들을 비롯한 피셔 가족도 함께 했다.

스위스 취리히에 전시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두개골. /로이터 뉴스1

놀라운 일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발굴 과정에서 이빨 여러 개가 드러난 공룡의 아래턱뼈가 나왔고, 이 뼈의 주인이 극히 드물게 나타나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티렉스)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티렉스는 약 6700만 년 전 지구상에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미국 몬태나·와이오밍·사우스다코타·노스타코타주에 걸친 ‘헬크릭 지층’에 묻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발견한 화석은 티렉스의 정강이뼈였을 것으로 추측했다. 공룡의 나이는 13~15살 정도, 몸길이는 3m, 몸무게는 1.5t으로 추정된다. 다만 아직 보존 상태가 얼마나 온전한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한 단계다. 지금까지는 다리, 엉덩이, 골반, 꼬리뼈 두 점, 두개골 일부가 발굴됐고 작업이 끝나기까지는 1년가량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작업에 큰 공을 세운 3인방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리엄은 “내가 공룡 화석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친구들이 전혀 믿지 않았다”며 “우리는 해당 화석에 ‘브라더’(brothers)라는 애칭을 붙여줬다”고 말했다. 케이든도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공룡이 바로 티렉스”라며 “이 발견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게 됐을 때 말이 안 나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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