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된 2억짜리 한강 괴물, 1000만원 들여 없앴다… 설치 10년만
‘흉물’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서울 한강공원 내 괴물 조형물이 설치 10년 만에 철거됐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 오전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에 설치돼 있던 괴물 조형물을 폐기처분했다. 이 조형물은 2006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 나오는 괴물을 재현한 것이다. 높이 3m, 길이 10m, 무게 5t에 달한다.
조형물이 세워진 시기는 영화 개봉 8년 뒤인 2014년이었다. 당시 한강에 스토리텔링을 연계한 관광 상품을 만들자는 차원에서 조성됐다. 설치 비용에만 1억8000만원이 들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 조형물을 두고 “도시 미관을 해친다” “예산 낭비”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설치 당시만 해도 조형물에 가까이 다가가면 괴물 소리가 들렸지만 관리도 점점 소홀해져 갔다. 이에시는 흉물 취급받는 이 작품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시는 당초 해당 조형물을 영화 박물관 등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그러나 괴물 캐릭터 저작권을 가진 영화사 측이 철거를 요청했다고 한다. 철거 비용은 998만5000원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오세훈 시장도 지난 4월 괴물 조형물을 두고 “공공미술 기준에 맞지 않는데 지나치게 오랫동안 설치돼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5개 한강공원(여의도, 이촌, 망원, 광나루, 뚝섬)에는 45개의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시는 이번 철거와 함께 오는 8월까지 모든 한강 조형물에 대한 관리 실태를 점검한다. 이후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공공미술심의위원회를 열고 철거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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