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아니었다면 선택하지 않았다" 황선홍 감독, 대전 감독으로 공식 취임 [일문일답]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황선홍 전 23세 이하(U-23) 국가대표팀 감독이 대전으로 돌아왔다.
황선홍 감독은 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 취임식 및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전하나시티즌은 현재 강등 위기에 처해있다. 지금까지 3승 5무 8패(승점 14점, 득실 차 -7)로 11위를 기록 중이다. 12위 대구 FC(득실 차 -9)와 승점은 같고, 골득실에서 간발의 차로 앞서 있다.
황선홍 감독은 "고향 팀에 돌아오게 되어 기쁘다. 절실한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대전하나시티즌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발휘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4년 만에 복귀다. 황선홍 감독은 2020년 대전 감독으로 부임했고, 성적 부진을 이유로 시즌 도중 팀을 떠났다. 황선홍 감독은 "고심을 많이 했다. 대전이 아니었으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하 황선홍 감독의 일문일답이다.
Q. 취임 소감은?
고향 팀에 돌아오게 되어 기쁘다. 절실한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대전하나시티즌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발휘하겠다.
Q. 현재 대전 평가와 개선점은?
첫 경기부터 계속 지켜봤고 근래 경기도 관찰했다.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이겨야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심리적으로 쫓기다 보니 불리한 결정이나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는 게 최우선이다. 기술적으로 봤을 때는 어렵게 볼을 탈취한 후에 공격권을 빨리 넘겨주는 횟수가 많았다.
Q. 4년 만에 대전에 복귀했다. 마음가짐은?
고심을 많이 했다. 대전이 아니었으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초대 감독으로서 아쉬웠던 부분들이 많고, 마음 속으로 응원하고 함께하고 싶었던 팀이었다.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고 위기를 초대 감독으로서 넘기고 싶은 마음에 이 자리에 섰다. 창단 때 목표로 했던 톱 레벨의 팀이 되는데 초석을 다질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 구상과 보강을 원하는 포지션은?
시즌 중반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만족스럽게 세팅할 수는 없다.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공격력이다. 공격 쪽에 파괴력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추진 중이다.
Q. 계약기간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계약 기간은 양측 합의를 했기 때문에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
Q. 현재 팀이 강등권 위기다
제일 시급한 문제가 강등권을 벗어나는 일이다. 목표에 대해서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 그것보다는 일차적으로 강등권을 벗어나고 안정적으로 팀이 돌아가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 그 다음 목표는 이후에 밝히겠다. 지금은 선수들, 구단, 코치진이 반드시 강등권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는 게 첫 번째 목표다.
Q.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감독직 수락하는 데 부담은 없었나?
귀국 인터뷰에서도 밝혔지만 성원해 주신 팬 여러분, (올림픽을) 경험하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 한켠이 쓰리고 착찹하다. 쓰러져 있을 것인가, 일어날 것인가가 중요하다. 이 시점에서 자신을 믿고 도전하는 게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싸울 건가. 포기할 텐가. 저는 전자를 택했고 끝까지 싸워나가겠다.
Q. A매치 휴식기 동안 중점적인 보강 계획은?
축구에서 공격력은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는다. 수비에 대한 조직을 준비해야 한다. 시스템적으로 스리백과 포백의 갈림이 있는데, 우리가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려는 것을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점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그것을 차근차근 휴식기 동안 시작하려 한다. 가야 할 방향을 정하고 조직을 갖추는 게 첫 번째다.
Q. 대전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충분히 어떤 의견인지 잘 알고 있다. 우려하는 부분도 알고 있다. 냉정하게 따져서 굉장히 힘든 시즌이 될 것이란 것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상황이 급하고 어렵지만 차분하게 차근차근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제가 많은 이야기보다 운동장에서 증명해내는 것 말고는 없다. 저와 선수들 믿고 성원해 주시면 절대 실망시키지 않고 팬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켜봐 주시고 응원 부탁드린다.
Q. 현실적인 이번 시즌 대전의 목표는?
일차적 목표는 중위권 진입이다. 순위를 몇 위 하겠다고 말씀드리는 건 어렵다. 과정을 탄탄하게 해서 강등에 신경 쓰지 않고 준비를 할 수 있는 선이 올해 목표다.
Q. 눈에 띄거나 기대하는 선수는?
부상 선수가 굉장히 많은 가운데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그 선수들이 잘 성장해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이 자리에서 우리 선수들에게 부탁하자면, 어린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을 원한다. 선수들이 잘 인지하고 적극적인 마인드를 갖고 운동장에서 해나가길 바란다.
Q. 어느 정도 시간을 팬들이 지켜봐 줬으면 좋겠는지?
팬 분들께서는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Q. 4년 만에 대전월드컵경기장을 밟은 느낌은?
운동장 다녀봤는데 그렇게 많이 변한 것 같지 않다. 익숙하고 시간이 지나면 안정이 될 것 같다.
Q. 대전에서 어떤 축구를 만들 건가?
우리 팀의 철학을 이야기하면 위닝 멘탈리티를 기본으로 지배하고 주도하는 축구를 하고 싶다. 부연 설명을 드리자면 저는 감독을 처음 시작했을 때 한국 축구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나 고민했다. 투박하고 확실치 않아도 직선적이고 공간을 활용해야 한다는 축구를 해야 한다.
대표팀 감독을 하고 시간이 흐르고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이제는 조금 정확성을 기하지 않으면 어려운 시대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가 환경, 날씨, 그라운드 컨디션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물론 팀 스쿼드상 지배하고 주도하는 축구가 어려운 건 알고 있다. 팀 스쿼드나 선수들 수급이 되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앞으로 대전하나시티즌의 철학에 대해서는 지배하고 주도하는 축구로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것을 기반으로 팀을 만들어 나가겠다.
Q. 정확성이 필요하다고 느낀 계기는?
시대의 흐름이 그렇다. 그리고 U-23이나 A대표팀 감독을 하면서 느꼈다. K리그 같은 경우는 잔디 상태나 여러 가지가 그렇지만, 선수들과 교감했을 때 카타르 등 대회를 치르다 보면 선수들이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점점 축구는 그렇게 변해갈 거고, 공간싸움이나 정확도가 떨어지면 뛰는 양이 많아지고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런 부분이 발전해야 좋은 축구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는 팀을 맡았을 때는 그런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Q. 대전 복귀는 감독 커리어에 어떤 의미일까?
지도자는 안주도 없고 100% 만족도 없다. 끊임없이 목표를 향해서 가는 거고 이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실패나 성공에 대해서는 마음 속에서는 실망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에 얽매이고 싶지는 않다. 또 다른 도전이라 생각한다.
Q. 감독직 수락하며 본인 커리어에 대한 생각 많이 했나?
아시안게임 할 때부터 마찬가지고, 감독의 입장에서는 항상 마지막이란 각오를 가지고 일을 한다. 이 자리도 마찬가지고 전에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그런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후회가 남지 않게 해나가야 한다. 대전과 함께라면 성공 신화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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