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김정숙 여사 순방 논란’에 “참 민망하고 한심한 일”

2024. 6. 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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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순방 비용 비교하면 알 수 있어”
“인도 순방, 아내가 원한 것 아니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은 5일 김정숙 여사의 과거 인도 순방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불거진 최근 논란에 대해 “참 민망하고 한심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성의를 다했던 인도 측은 또 어떻게 생각하겠나”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의 논란에 대하여 국정을 안다면 있을 수 없는 치졸한 시비여서 그러다 말겠거니 했다”며 “하지만 점입가경으로 논란이 커지는 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몇 가지 기본적인 사실을 밝힌다”고 운을 뗐다.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 경비는 소관 부처에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며, 청와대는 예산의 편성이나 집행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예산이나 경비에 의문이 있다면 소관 부처에 물어볼 일이다. 당시 소관 부처는 행사의 성격에 따라 문체부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해외순방 시 전용기 기내식은 일반 여객기와 마찬가지로 세트로 제공된다”며 “그러니 제공되는 세트 음식 외에 더 고급의 음식을 주문할 수도, 먹을 수도 없다”고 했다. 이어 “초호화 기내식이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순방에 소요된 기내식 총경비가 많아 보인다면 그 연유 역시 소관 부처나 기내식을 제공한 대한항공 측에 물어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또 “수행기자들도 수행원들과 같은 기내식을 제공받으니 전용기 기내식의 시스템을 잘 알 것”이라며 “한식세트냐 양식세트냐, 밥이냐 빵이냐 정도의 선택의 여지 밖에 없이 제공되는 기내식을 먹었을 뿐인 사람에게 기내식 총경비가 많아 보이니 ‘너 초호화 기내식 먹었지?’라며 들이대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라고 꼬집었다.

문 전 대통령은 “참고로 해외순방의 전용기 기내식 비용은 일반 항공기의 기내식 비용과 다를 수밖에 없다”며 “같은 구성의 기내식을 반복적으로 다량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구성의 기내식을 일회적으로 준비하는 것이어서 인건비 등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서울공항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인원수와 무관하게 기내식 운반과 탑재 등에 소요되는 고정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따라서 기내식 총경비가 통상보다 많았는지 여부는 현 정부의 순방 비용과 비교하면 알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2018년 11월7일 오전(현지시간)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인도를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문 전 대통령은 “아내의 인도 순방은 아내가 원한 것이 아니다”라며 “세상에 어느 아내가 외교나 외국인을 만나는 일에 익숙하지도 않은 터에 멀고 먼 낯선 나라 낯선 지역의 낯선 행사에 주빈으로 참석하여 군중 앞에서 축사까지 해야 하는 일정을 대통령인 남편 없이 혼자서 수행하고 싶겠나. 생전 처음 해보는 일인데”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인도 측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내가 갈 형편이 안 되어 일단 문체부 장관이 방문단을 이끌고 가는 것으로 결정해 두었지만, 인도 측에서 지속적으로 나의 방문을 희망하니 한-인도 관계의 발전을 위해 아내라도 대신 가는 것이 좋겠다는 외교 당국의 거듭된 건의에 따라 인도 측과 협의한 후, 나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아내를 설득하여 등 떠밀듯이 가게 한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런데 아내의 순방을 건의했던 부처와 아내와 함께 갔던 부처가 멀쩡하게 있는데도 이제 와서 아내에게 초호화 기내식이니 버킷리스트 관광이니 라며 모욕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라며 “부끄럽지 않나”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내가 보고받았던 아내의 대강의 일정은 다음과 같다”며 당시 일정에 대해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의 설명에 따르면 김정숙 여사는 2018년 11월 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8시 10분까지 서울 공항에서 하노이를 경유해 델리 공항으로 이동했다.

이튿날인 5일엔 ▷오전 10시 30분~11시 인도 외교장관 접견 ▷11시 30분~12시25분 인도 스타트업 시연 현장 방문 ▷12시 30분 인도 대통령 영부인 주최 오찬 참석 ▷오후 2시 모디 총리 예방 및 환담 ▷오후 4시 30분~오후 5시 45분 델리공항에서 러크나우 공항 이동 ▷오후 8시 인도 UP주 총리 주최 만찬 및 환담 등 일정을 소화했다.

6일엔 ▷오전 09시 45분~10시 치칸 자수법 시연 참관 ▷오전 10시~12시 아요디아로 이동 ▷오후 3시~4시 허황후 기념공원 착공식 참석 (축사는 문체부 장관) ▷오후 4시 30분~오후 5시 30분 디왈리 축제 개막식 참석 및 축사 ▷오후 6시~7시 디왈리 축제 점등행사 참석 ▷오후 7시~오후 9시 러크나우로 이동 등 일정이었다.

7일엔 ▷오전 09시~10시 러크나우 공항에서 아그라 공항 이동 ▷오전 10시 30분~11시 30분 타지마할 관람 ▷오전 11시 50분 아그라 공항 출발 (하노이 경유) 등 일정 후 이튿날인 8일 오전 1시 40분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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