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자 3명 중 1명은 임금 깎고 옮긴다…중소→대기업은 12%
디자이너 강모씨(28)는 2021년 중소 애니메이션 회사에 입사했다. 초과근무가 일상이었다. “원래 이쪽 업계가 이렇다”는 말에 초과근무 수당은 꿈도 못꿨다. 끼니를 거르고 잠을 설치는 일도 잦았다. 강씨는 결국 1년도 못 돼 일을 그만뒀다. 건강을 회복한 뒤 비슷한 규모의 회사로 이직한 강씨는 “급여는 생각보다 낮았지만 업무환경이 나아져 만족한다”고 했다.
2022년 이직자 3명 중 1명은 기존보다 임금이 낮은 곳으로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이직자 10명 중 8명은 중소기업으로, 1명은 대기업으로 옮겼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2년 일자리이동통계’를 보면 2022년 전체 근로자는 2605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56만7000명(2.2%) 증가했다. 이직자는 전년보다 5% 늘어난 415만9000명이었다. 1년 전 직장을 그대로 다니고 있는 유지자는 1798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2.8% 늘었다. 근로시장 신규 진입자는 391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2.9% 하락했다. 코로나 앤데믹으로 노동시장이 안정되면서 고용회복세가 둔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자리 이동은 청년층에서 활발했다. 일자리 이동률은 29세 이하(22.1%)에서 가장 높고 이어 30대(16.6%), 60세 이상(14.7%) 순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청년층은 아르바이트 등 단기 일자리에 종사하는 경우도 많고, 자신이 목표한 직업을 갖기 전에 여러 직장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아 진입과 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직자 3명 중 1명(34.0%)은 임금을 낮춰 이직했다. 임금이 높은 일자리로 이직한 비율은 65.1%였다. 전년보다 임금이 감소한 일자리로 이동한 비율은 2.5%포인트 줄었다. 임금을 낮춰 이직한 비율은 나이가 많을수록 높았다. 60대 이상의 경우 은퇴 후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아 임금 수준이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중소기업 이직자 10명 중 8명(81.9%)은 중소기업으로 이동했다. 대기업으로 이직한 비율은 12.0%였다. 대기업 이직자의 경우 38.1%가 같은 대기업으로 직장을 옮겼다. 56%는 중소기업으로 갔다. 통계청 관계자는 “중소기업 일자리가 대기업 일자리보다 6배 가량 더 많다. 대기업 일자리는 한정돼 있어 중소기업 이직자의 경우 가능성이 작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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