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못 받았는데... 200억 원 사기 치고도 최대 징역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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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산에서 발생한 180억 원대 전세사기 피해자가 "트라우마가 된 이 집에서 계속 사는 것밖에 방법이 없어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번 사기 피해자들은 전세사기에 대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보험 가입을 확인하고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이에 B씨는 다음 해인 2022년 12월 HUG 보증보험에 가입했다.
A씨는 나중에야 임대인이 보증보험 가입 요건을 맞추기 위해 일부 세대 임대차계약서에 보증금을 위조해 HUG에 제출했단 사실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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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심서 피해자 승소했지만
HUG 항소로 보증금 반환 안 돼
"2심 때까지 피해 건물에 살아야"
지난해 부산에서 발생한 180억 원대 전세사기 피해자가 "트라우마가 된 이 집에서 계속 사는 것밖에 방법이 없어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번 사기 피해자들은 전세사기에 대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보험 가입을 확인하고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A씨는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전세사기 사건 이후 이 집에서 계속 사는 것 자체로 소송 생각밖에 안 들어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부산에서는 임대인 B씨가 '깡통주택' 190여 채를 이용해 임차인 149명으로부터 받은 보증금 183억 원을 돌려주지 않는 사건이 불거졌다. 피해자들은 HUG와 임대인을 상대로 법원에서 15건의 보증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28일 법원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HUG 측은 "임대보증금 보증의 법정 성질에 대한 명확한 판례가 없어서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2021년 결혼해 신혼집으로 투룸 전셋집을 구했다. 그해 8월부터 임대사업자의 보증보험 가입이 의무화됐고, A씨는 임대사업자였던 B씨에게 보증보험 가입을 부탁했다. 이에 B씨는 다음 해인 2022년 12월 HUG 보증보험에 가입했다. HUG로부터 1년간 보증된다는 증서도 받았다.
그런데 지난해 8월 A씨는 갑자기 보증보험이 취소됐단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처음에는 HUG 측에서 임대인의 개인정보 때문에 사유를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나중에야 임대인이 보증보험 가입 요건을 맞추기 위해 일부 세대 임대차계약서에 보증금을 위조해 HUG에 제출했단 사실을 알았다. 그는 "임대인과 다른 임차인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내용이라, 우리로선 위조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A씨는 "위조 계약이라 무효"라는 HUG 측의 주장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슷한 보증계약을 다룬 대법원 판례가 있다"며 "변호사들은 '보증보험 성격이 강해 임차인들이 이걸 믿고 계약하는 등 이해관계가 형성됐으니, 보증을 취소해놓고 보증금을 못 돌려준다고 하는 건 법적인 문제가 있다'고 주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HUG의 항소에 따라 2심을 앞둔 A씨는 "2심이 끝날 때까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다"고 전했다. 그는 "당장 보증금이 묶여있으니 피해 건물에 거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여기 산 지 3년이 넘었고 1년 정도만 더 있다가 아파트를 알아보고 이사를 가려 했는데 불가능해졌다"고 했다.
심적 고통이 극에 달한 반면 정부는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도 호소했다. A씨는 "정부는 10년 동안 비용 지출 없이 살게 해주겠다고 한다"며 "대부분의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이 집에서 당장 나가고 싶어 하지, 10년 동안 거주하고 싶어 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예 소송을 진행할 수 없는 피해 세대도 적지 않다. A씨는 "우리처럼 보증보험에 가입이 됐다가 취소된 세대가 99세대로, 그중 77세대가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라며 "반면 위조된 계약서 제출이 미리 확인돼 보증보험 가입이 면제된 호실이 100세대인데 이들은 소송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끝으로 사법기관을 향해 "사기죄 형량이 너무 낮다"고도 호소했다. 그는 "사기죄 최대 형량이 10년"이라며 "우리끼리는 '200억 원에 달하는 편취액을 어디에 숨겨두고 10년만 살다 나오면 1년에 20억 원까지 사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이 자주 나올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어 "사기에 대한 양형 기준 강화와 함께 전세 제도 개편도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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