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민 日도쿄, 데이팅 앱 만들었다
학력, 연봉 등 ‘스펙’ 인증 절차도 엄격
일본 도쿄도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미혼 남녀를 위한 ‘커플 매칭 앱’을 자체 개발해 출시한다. 짝을 찾고는 싶지만 민간 데이팅 앱을 이용하기는 불안해하는 이들에게 지자체가 직접 확실한 신원 보증을 마친 이성을 주선해주자는 취지다.
아사히신문은 도쿄도가 독자적으로 개발 중인 커플 매칭 앱이 올 여름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일본에서도 지자체가 예산을 들여 미혼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사례는 많지만 자체 앱까지 내놓은 사례는 드물다.
이 앱은 작년 12월 도쿄도가 온라인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AI 이성 추천 서비스의 앱 확장판이다. 도쿄에 거주하거나 직장을 다니는 18세 이상의 독신 누구나 가입해 이용할 수 있다. 도쿄도는 “4쌍 중 1쌍이 ‘데이팅 앱’에서 결혼하는 시대”라면서 “결혼에 관심이 있지만 앱 이용을 불안해하는 시민들을 위해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투입 예산은 작년과 올해 2년간 약 5억엔(약 44억원)이다.
일반 데이팅 앱과 다른 점은 참가자들의 개인정보 관련 서류를 지자체가 직접 인증해준다는 점이다. 아사히에 따르면 가입자들이 내야 하는 서류는 총 15가지로, 증명사진부터 호적, 학력증명서, 소득증명서 등 이른바 ‘스펙’의 진위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자료들이다. 확인된 정보는 앱 상에 투명하게 공개된다. 범죄 이력, 키, 흡연 여부 등도 공개 대상이다.
가입을 원하는 사람은 커플 매칭 이후 결혼까지 고려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도 작성해 앱에 공개해야 한다. 짧고 가벼운 만남이 아닌 결혼을 목적으로 한 진지한 만남을 원한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다. 기혼자가 불륜에 앱을 악용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관공서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독신증명서도 첨부하도록 했다.
도쿄도가 자체 앱 개발까지 뛰어든 이유는 전국 출산율 꼴찌라는 이름을 벗기 위해서다. 2022년 도쿄도 전체 출생아 수는 약 9만명으로, 합계출생율 1.04명으로 전국에서 하위 1위였다. 미술관 단체 관람, 카누 체험 등 자연스러운 만남 기회를 제공하는 오프라인 프로그램도 꾸준히 운영해오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처럼 온라인 커플 매칭에 나서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도쿄도 다음으로 합계출산율이 낮은 미야기현은 21년에 지역 미혼 청년 매칭 사이트 ‘미야 매리’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일본 출산율 1위인 오키나와현도 “미혼율이 오르고 있다”면서 올해 커플 주선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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