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주년 맞은 재외동포청, ‘복수국적 허용 연령 하향' 연구용역 추진

김진명 기자 2024. 6. 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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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재외동포청장이 5일 오전 인천 연수구 재외동포청에서 열린 출범 1주년 기념식에서 '재외동포와의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출범 1주년을 맞은 재외동포청이 현재 만 65세 이상 외국 국적 동포에게 허용되는 국적 회복의 연령 하향과 관련한 연구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5일 열린 이기철 청장과 ‘재외동포와의 대화'를 계기로 밝혔다. 재외동포청은 우수한 동포의 국내 유입과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적 회복 연령 하향이 필요하다는 동포 사회의 의견을 반영해, 이 문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인식 개선 사업과 법무부·국회와의 협의도 지속할 방침이다.

현행 국적법은 외국 국적 취득을 위해 우리 국적을 포기한 동포가 만 65세를 넘겨 영구 귀국과 한국 거주를 원하고 국내에서의 외국 국적 불행사 서약을 할 경우 국적 회복 허가를 받을 길을 열어놓고 있다. 과거에는 외국 국적을 포기해야만 한국 국적을 회복할 수 있었는데 2010년 국적법 개정을 통해 제한적 복수국적을 허용한 결과다.

그간 동포 사회에서는 경제 활동이 어려운 연령에만 한국 국적 회복이 가능해 모국에 기여할 길이 없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지난 국회에서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 등이 복수국적 허용 연령을 만 65세에서 만 55세 이상으로,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국회의원 등이 만 60세 이상으로 낮추는 법안을 제안했으나 통과되지 못했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지난 5월 미국 방문 당시 동포들을 만나 “한국의 가장 큰 위기인 출생률 문제를 해결하려면 복수국적을 허용해야 한다”며 “일단 병역법상 병역의무 제한이 있는 40세가 넘으면 원칙적으로 모든 재외동포에게 복수국적을 허용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재외 동포의 병역 불이행, 건강보험 수혜 문제 등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불만이 큰 상황이라 복수국적 허용 연령을 낮추는 데는 상당한 논란이 뒤따를 전망이다. 재외동포청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복수국적 허용 연령 하향의 효과에 대한 연구용역부터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국적이탈 허용 시기를 놓친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이로 인해 현지 주류 사회로 진출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 이 청장은 이날 “병역 면탈 의도가 없는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적 제도 전반에 대한 홍보와 설명을 강화하고 예외적 국적이탈허가제가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국적심의위원회에 참석해 적극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적법에 따르면 한국 국적자인 부 또는 모가 외국에 영주 목적으로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한 남성의 경우, 군 복무를 하지 않고 한국 국적을 포기하려면 만 18세가 되는 해의 3월 31일까지 국적이탈신고를 해야 한다. 외국에서 태어나 자신이 한국 국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이 기간을 넘겼을 경우, 병역의무를 하지 않으면 국적이탈신고를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평생을 외국에서 보내고 현지 정부에 공무원으로 취업하고 싶어도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못해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있다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날 동포와의 대화 행사에는 재외동포청 출범 이후 한국에 정착한 영주귀국 사할린 동포와 원폭 피해 동포 등도 참석했다. 영주귀국 사할린 동포 중 최고령자로 지난달 경기도 안산에 정착한 정태식(91)씨는 이날 화상으로 간담회에 참여해 자신이 지은 ‘사할린 아리랑’을 직접 불렀다. 원폭 피해 동포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최초로 고국에 초청해 준 것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지속적 관심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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