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더뉴그레이, 웰에이징을 넘어 에이지리스의 시대로

이인성 블루포인트 창업혁신팀장 2024. 6. 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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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투자(나는 그때 투자하기로 했다)에선 현업 투자자가 왜 이 스타트업에 투자했는지를 공유합니다.

‘시니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흰 머리와 주름진 얼굴, 걱정과 돌봄이 필요한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나요? 그런데 만약 시니어가 화려한 런웨이를 걷고, SNS 스타로 떠오른다면 어떨까요?

어느 날 지인에게로부터 “시니어들을 멋진 패션 아이콘으로 만드는 스타트업이 있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시니어 비즈니스라고 하면 보통 간병, 요양, 헬스케어, 취미, 여행 등을 떠올리기 마련이죠. 이 소식을 듣자마자 저는 무작정 회사 웹페이지를 찾아 연락을 했고, 그렇게 권정현 대표와의 첫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첫인상부터 남달랐습니다. 권 대표는 마치 패션위크를 막 끝내고 온 디자이너 같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는 권 대표는 “왜 한국에는 닉 우스터(Nick Wooster) 같은 멋진 시니어 패션 아이콘이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해 더뉴그레이를 창업했습니다.

◇중년도 ‘멋’ 부릴 수 있어요 - 우리 아빠 프사 바꾸기 프로젝트

권 대표는 50대와 60대 중년의 아버지들도 젊었을 때는 친구들과 놀러 다니며 멋을 냈던 경험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멋을 낼 용기와 자신감이 떨어진 것이죠. 그래서 더뉴그레이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평범한 아버지들을 멋진 모습으로 변신시키는 ‘메이크 오버’(Make Over)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우리 아빠 프사 바꾸기 프로젝트’였고, 약 700명이 넘는 아버지들의 프로필 사진을 바꾸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패션 스타일링 서비스가 아니었습니다. 멋진 옷을 입고 세련된 헤어스타일로 변신한 아버지들은 마치 성수동의 어느 힙한 공간에 있는 MZ 세대 같았습니다. 눈길을 끌고, 한 번쯤 말을 걸어보고 싶은 그런 힙한 중년의 모습이었죠. 오랫동안 잊고 있던 자신감을 패션을 통해 되찾는 순간이었습니다.

더뉴그레이가 진행한 ‘우리 아빠 프사 바꾸기 프로젝트’ / 더뉴그레이 제공
아저씨즈 프로젝트 모델 / 더뉴그레이 제공

◇누적 조회수 1억 뷰, 콘텐츠 기반 커머스로 확장

권 대표는 시니어가 콘텐츠의 주체가 되어 스스로 자립하기를 바랐습니다. 이를 위해 더뉴그레이 시니어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운영하며 100여 명 이상의 시니어 인플루언서를 육성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더뉴그레이의 콘텐츠에 열광했고, 그 결과 수십만 SNS 팔로워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인스타그램 CEO 애덤 모세리(Adam Mosseri) 가 직접 채널을 팔로우할 정도로 해외에서도 높은 인지도와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틱톡에서 누적 조회수 1억 뷰를 기록한 ‘아저씨즈’의 인기는 매우 폭발적이었습니다. 이들은 오히려 젊은 세대에게서 더 큰 관심과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시니어도 충분히 스타일리시하고, 영향력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죠. 이런 더뉴그레이의 브랜드 파워는 아카데미, 미디어, 커머스로 연결되는 밸류 체인을 구축해 빠른 스케일업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뉴그레이는 오리지널 콘텐츠와 미디어 영향력을 키워 다양한 광고주를 확보하고, 소속 시니어 크리에이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패션, 뷰티, 금융, 건강 등 전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며, 더뉴그레이의 브랜드를 활용한 PB 상품 기반 커머스 비즈니스로의 확장을 검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화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고령화가 심한 일본, 고령화 비율이 상승하고 있는 태국 및 인근 시장으로 단계별 진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미 일본에서는 메이크오버 콘텐츠 프로젝트를 완료하였고, 인플루언서 기반 광고 대행사와의 협업을 통해 사업 확장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호감과 인지도가 높은데다 더뉴그레이의 콘텐츠 파급력이 있어 글로벌 사업으로의 확장이 더욱 기대됩니다.

이인성 팀장(사진 왼쪽)이 이용관 블루포인트 대표(사진 오른쪽)와 더뉴그레이의 맨투맨 티셔츠를 입고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제공

◇유교 아웃(OUT)’, 더뉴그레이의 진짜 경쟁력

더뉴그레이에 투자한 결정적 이유는 시니어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대하는 유교적 접근 대신, 솔직하고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방식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카데미에 참여하는 시니어들도 이러한 소통 방식을 더 좋아했습니다. 그들은 친구같이 동등한 위치에서 소통하는 것을 원했고, 이를 통해 더 큰 자부심과 자신감을 느꼈습니다.

시니어 콘텐츠 비즈니스는 겉으로 보기에는 진입장벽이 낮아 보이고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높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더뉴그레이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을 통해 이 분야에서 엄청난 노하우를 구축했으며, 저는 이 점에서 그들의 잠재력을 확신했습니다.

제가 더뉴그레이를 처음 만났을 때는 당장의 투자를 고려하기보다는 시니어 문제를 해결하는 멋진 스타트업을 응원하고, 도움을 주고자 했습니다. 더뉴그레이가 스타트업으로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며 권 대표와 팀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그 결과 더뉴그레이와 블루포인트는 좋은 파트너가 되어 함께 영향력을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었습니다.

더뉴그레이는 시니어를 단순히 케어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하나의 주체로 바라보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정의하고 선도하는 스타트업입니다. 패션을 통해 시니어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멋진 인플루언서로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웰다잉이 아닌 웰에이징, 나아가 에이지리스의 시대로 전환하는 데 선구자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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