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사시 일본 개입 불가피…미국과 한국 등 동맹, 국방역량 키워야”

김유진 기자 2024. 6. 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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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슈 포틴저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덕슨 상원의원회관에서 후버연구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 워싱턴 | 김유진특파원

“대만에서 분쟁이 일어나면 일본은 개입할 수밖에 없고, 일본은 전쟁 승리를 위해 결정적인 역할을 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부보좌관을 지낸 매슈 포틴저는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덕슨 상원의원회관에서 열린 대만 관련 토론회에서 “일본 국민들이 중국의 위협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지만 대만 유사시 개입하는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가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중 긴장이 고조되는 대만해협에서 실제 충돌이 벌어질 경우 일본의 군사적 개입을 기정사실화한 발언이다.

이날 토론회는 후버연구소가 ‘대만 방위를 위한 긴급 조치’가 부제인 <끓어오르는 해자>(The Boiling Moat) 출간을 기념해 개최했다. 포틴저 전 부보좌관이 공저자 및 대표 편집자로 참여한 이 책은 중국의 대만 침공을 막기 위한 미국과 동맹국의 대응 방안을 담았는데, 특히 일본을 두고 “자국 방어 역량은 물론 공격 지원도 가능한 역량 있는 동맹국”이라며 대만 유사시 자위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 대해선 코다 요지 전 해상자위대 자위함대사령관이 “대만 유사시 북한이 한반도에서 두 번째 전선을 만들려는 유혹을 느낄 수 있다”며 “미국이 가능한 한 많은 병력을 대만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한국이) 한반도 방어를 최대한 전담할 준비가 돼야 한다”고 쓴 것이 책에 포함돼 있다.

포틴저 전 부보좌관은 토론회에서 “대만 충돌이 일어날 경우엔 중동이나 우크라이나보다 더 큰 재앙이 닥칠 것”이라며 “대만은 억제할 수 있는 전쟁”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마음속에서 대만 침공 결과에 대한 낙관론이 커지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중국 체제에서 의미 있는 의사결정권자는 독재자 시진핑뿐이므로 한 사람만 설득하면 된다”고 말했다.

러시아·이란·북한·중국을 ‘혼돈의 축’으로 규정한 그는 미국과 동맹국의 국방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 호주 등이 냉전기 수준으로 국방지출을 늘려서 ‘민주주의의 무기고’를 만들어 이란·북한·중국 등의 ‘독재 무기고’에 대항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함께 참여한 공화당 소속 댄 설리번 상원의원(알래스카)도 미국의 동맹국들이 대만 침공에 대비한 억제력 강화에 동참해야 한다면서 “동맹들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경제제재를 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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