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 많아"...카이스트 교수 된 지드래곤, '엔터테크'로 그리는 미래 [종합]
그룹 빅뱅 지드래곤이 카이스트 연단에 섰다. 이날 지드래곤은 향후 자신의 활동과 엔터테크 기술 접목에 대한 기대부터 솔로 컴백 계획에 대한 간접 언급까지 이어가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5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카이스트(KAIST) 본원 류근철 스포츠 컴플렉스에서는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4'가 열렸다. '이노베이트 코리아'는 매년 1,000명 이상의 ICT·과학기술 분야 전문가·정부 및 스타트업·학계 및 기업인들과 카이스트 학생 등이 참석해 새 과학기술의 시작과 미래를 조명하는 행사다.
올해 행사는 '신인류가 온다'를 주제로 진행돼 인공지능(AI) 기술을 만난 신인류 시대에서 과학과 인류가 공존하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지드래곤의 토크쇼 세션 참석이었다. 지드래곤은 이날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 및 재학생들과 함께 AI 기술과 K-콘텐츠를 접목시킨 '엔터테크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드래곤의 이번 행사 참여는 앞서 그의 소속사인 갤럭시코퍼레이션과 카이스트가 MOU를 체결한 것을 계기로 이루어졌다. 지난달 27일 갤럭시코퍼레이션과 카이스트는 교류를 강화해 K팝 글로벌 사업을 위한 다양한 과학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두 기관은 향후 '갤럭시코퍼레이션-카이스트 미래기술연구센터'를 개설해 AI 등 미래 기술 관련 연구개발 및 사업화에 대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CES 참석·스피어돔 AI 콘서트 준비...지드래곤, 직접 밝힌 '엔터테크' 행보 이유는
이날 지드래곤은 현장을 채운 재학생들의 환호 속 등장한 뒤 "가수 지드래곤"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자신을 향한 뜨거운 반응에 쑥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 그는 카이스트 첫 방문 소감에 대한 질문에 "쉽게 올 수 있는 곳이 아니지 않나. 어제 와서 캠퍼스를 잠깐 둘러보기도 했는데, 계속해서 놀라고 있는 중이다. 기대 이상"이라며 "학생분들도 그렇고 연구하는 현장을 보니 제가 작업하는 환경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아 인상 깊었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드래곤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 깜짝 등장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CES 참석에 대해 "저도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구경을 하러 CES에 참석한 것"이라며 "신기했던 점은 그날 하루에 과거, 현재, 미래를 다 아우러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기술이 융합됨으로써 앞으로 우리가 어떤 것들을 누리면서 안락하고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을 잘 보여주다 보니 제가 하는 음악과 관련해 여러가지를 조금 더 비전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라고 회상했다.
지난 2017년 미니앨범 '권지용'을 통해 CD 형태가 아닌 USB 타입의 앨범을 발매했던 그는 "테크 기술과 K팝을 접목시킨다는 접근보다는 상품에 대한 소장가치를 조금 더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어서 다른 형태로 경험을 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물론 음악을 듣고 무대를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앨범에 대한 가치를 조금 더 생각하게끔 하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다"라고 당시의 도전에 담긴 의도를 언급하기도 했다.
현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뒤 꾸준히 AI 기술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 온 지드래곤은 앞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대형 공연장 스피어에서 AI 콘서트 개최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 궁금증과 기대를 모았다.
이에 대해 이날 최 대표는 "연초에 지드래곤과 함께 스피어돔을 경험하면서 굉장히 많이 놀랐다. '미래 공연장'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싶었고, '넥스트 콘서트는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며 "내년 말 목표로 스피어돔에 AI 콘서트라는 새로운 개념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세상 사람들과 더 다양한 소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대중분들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 고민을 하게 됐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현재 진행 상황을 언급했다.
"7년 만 컴백, 곧" 입장 밝힌 지드래곤, 카이스트 손잡고 어떤 미래 그릴까
이날 지드래곤은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초빙교수에 임명됐다. 지드래곤의 임용은 카이스트에서 개발한 최신 과학기술을 K-콘텐츠와 문화산업에 접목해 한국 문화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하고자 추진됐다. 지드래곤은 향후초빙교수로서 학부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리더십 특강으로 강단에 서는 것은 물론 카이스트의 다양한 기술을 문화콘텐츠, 예술과 접목하는 공동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임명장 수여 직후 지드래곤은 "아직 그렇게 오래 살지 않았지만 오래 살고 볼 일이긴 하다"라며 "학생들이 같은 분야가 아닐지언정 창의를 가지고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하고, 그것이 개인 뿐만이 아닌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형, 멘토로써 학생분들과 가까운 중간 브리지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술로 인해)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에 얼마나 큰 도움을 얻고 있으며,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을지를 조금 더 관심있게 지켜볼 수 있는 학교에 제가 교수로 임명됐으니 피해는 절대 가지 않게끔 하겠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다양한 기술 활용을 기대할 수 있는 행보를 예고한 만큼, 향후 그가 공연과 엔터테크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지에 대한 궁금증도 이어졌다. 이에 지드래곤은 "사실 가수의 입장에서는 제가 할 수 있는 한계는 정해져 있는 선에서 열심히 할 뿐이다. 무대 위의 여러가지 연출이나 다양한 효과, LED 스크린을 통해 나오는 모든 것들이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제가 마지막 콘서트를 했을 때만 해도 당시 가장 좋은 기술력을 활용했으나,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나가는 기술력은 사실 너무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졌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활용 가능한) 옵션이 많아져서 오히려 이걸 어떻게 더 재미있게, 또 너무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게 중간에서 잘 융합을 시킬 수 있을지 그 방법을 모색 중이다"라고 덧붙인 그는 "기술을 쓰기 전에 일단 제가 공연을 해야하지 않겠나"라며 재차 공연 개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지드래곤은 앞서 올해 하반기 7년 만의 솔로 앨범 발매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에 그의 신보 발매 및 활동 계획을 언급 여부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이날 현장 말미 지드래곤은 "언제쯤 아티스트 권지용을 만날 수 있냐"라는 재학생의 질문에 "곧"이라고 조심스러운 대답을 전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만 이날 행사의 성격을 고려한 듯 구체적인 시기나 컴백 형태에 대한 추가적인 언급은 없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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