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당 쓰레기 줍던 앤디 김 의원 '변화의 아이콘' 된 이유[피플in포커스]

권영미 기자 2024. 6. 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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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엘리트 벽 허물고 뉴저지주 상원 예비후보로
앤디 김 미국 뉴저지주 하원의원(민주당)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한인 최초로 미국 연방 상원의원 자리에 도전장을 내민 앤디 김(41) 민주당 하원의원이 뉴저지주(州)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승리해 후보 자리를 확정 지었다. 오는 11월 공화당 후보와 맞붙어야 하지만 뉴저지는 52년간 민주당 텃밭이었기에 그의 당선 가능성은 높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뉴저지글로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날 뉴저지주 예비선거에서 81%의 득표율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이번 민주당 예비선거에는 김 의원 외에 사회정의 운동가 로런스 햄과 전 노동당 지도자 퍼트리샤 캄포스-메디나 후보 등 3명이 출마했다. 하지만 일찍부터 주요 후보로 주목받고 있던 김 의원의 승기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모두 좌파 성향인 캄포스-메디나 후보는 16%, 햄 후보는 9%를 얻는 데 그쳤다.

김 후보는 지지자들이 축하를 위해 모여든 프린스턴의 한 과수원에서 "결과에 겸허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매우 도전적이고 어려웠으며, 매우 극적인 선거였으며, 솔직히 뉴저지 정치를 영원히 바꿔 놓았다"고 자평했다.

김 의원은 미 뉴저지주 민주당 하원 3선 의원으로 한국인 이민 2세대다. 유전 공학 박사인 김정한 하이네만 의과 대학 교수와 장재순 씨의 1남 1녀 중 막내로 남부 뉴저지 체리힐 이스트 고교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시카고대를 졸업하고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8년부터 민주당 하원의원으로, 워싱턴 입성에 성공했다.

폴리티코는 그를 '부드러운 말투'의 의원이라고 표현했고 1·6 폭동이 남긴 의사당 쓰레기를 치우는 사진으로 유명했던 그가 이제 '진보적인 스타'가 됐다고 표현했다. NYT는 그가 "뉴저지 정치를 송두리째 뒤집어놓았다"고 평가했다.

언론들이 이구동성으로 김 의원을 변화의 아이콘으로 표현한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당초 이 지역의 민주당 밥 메넨데스 상원 의원의 부패 혐의 기소 바로 다음 날, 김 의원은 주나 카운티의 민주당 관계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당 경선 도전을 밝혔는데 이것부터 획기적이었다.

그는 곧 뉴저지 현직 주지사 필 머피의 아내인 전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태미 머피의 도전을 받았다. 이미 단단한 정치 인맥을 갖고 있어서 강력한 도전자였지만 언론에서 현직 주지사 부인의 출마가 너무 족벌주의적이라는 비난이 일며 김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김의원은 뉴저지 특유의 투표용지를 바꾸는 소송에 착수했다. 뉴저지주는 정당이 지지하는 후보를 예비선거 투표용지 왼쪽 제일 첫 칼럼에 배치하는 예비선거 투표용지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 첫 칼럼은 '카운티라인'이라고 불리는데, 승인되지 않은 후보들의 이름은 오른쪽으로 배치된 이 영역은 '투표용지의 시베리아'로 불렸다. 이 제도는 당 엘리트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이었고 김의원은 이를 위헌적이라고 주장, 지난 3월 뉴저지 연방 판사는 이 용지의 사용을 금하는 예비 금지 명령을 내렸다.

앞서 NYT는 정치인으로서 순간을 포착하는 김 의원의 동물적 감각도 높게 평가했다. 예를 들어 그는 괴짜 같고 성실한 공무원 스타일의 의원으로 보였지만 사진으로 남은, 2021년 1월 7일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폭도들이 남긴 쓰레기를 무릎을 꿇고 치우는 모습은 간혹 남들이 놓치는 중요한 순간을 포착하는 그의 능력을 보여준다고 NYT는 썼다.

또 9·11 사태가 발생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가, 19세 대학생이었던 김의원이 대학 총장에게 테러 사건에 대응하기 위한 모임을 조직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두고도 응급 상황에 본능적으로 대응하는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김의원의 상원으로 가는 길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도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현역 상원 의원이었지만 뇌물 수수 등 혐의로 기소됐는데 지난 3일 오는 11월의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무소속으로 서류를 제출했다. 공화당 예비선거에서는 호텔 개발업자 커티스 바쇼(64)가 약 48%의 득표율을 얻으며 후보로 확정됐다. 메넨데스 의원이 선거에 뛰어듦으로써 민주당 표를 분열시켜 공화당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았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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