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만든 특강 안들으면 인사 불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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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시가 박경귀 아산시장이 강사로 참여하는 평생학습특강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승진 대상 공무원들에게 사실상 강제로 강의를 듣게 해 물의를 빚고 있다.
그는 "충남 15개 시·군에서 운영하는 평생학습특강 프로그램 중 지자체장이 강사로 참여하는 특강 프로그램은 아산시가 유일하다. 공무원 상대로 한 해 14회 이상 강의를 이수해야 승진대상에 포함시키는 사례도 전국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 시민을 위한 프로그램인지, 강사를 위한 특강인지 알 수 없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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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취재 결과 아산시는 2022년부터 시민이 풍요로운 삶을 사는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며 ‘고불 인문학 아카데미’라는 특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산시는 지난해 3월 5급 승진대상자들에게 ‘특강 프로그램 전체 횟수의 70% 이상을 이수하지 않으면 승진대상에서 제외시키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해 ‘고불 인문학 아카데미’는 20회 진행됐고, 올해도 20회가 예정돼 있다.
한 해 14회 이상 강의를 들어야 승진대상에 포함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5급 승진 대상자들이 한 달에 두 번꼴로 평일 오후 3시에 진행되는 인문학 강좌를 들어야 하는 형편이다.
2023년 ‘고불 인문학 아카데미’ 추진 실적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특강에 참여한 인원 3888명 중 3263명(84%)이 공무원이었다.
지난해 10월 25일 박경귀 아산시장이 강사로 나선 특강(서양문화의 열쇠, 헬레니즘 예술)에는 165명이 참여했는데, 시민은 고작 17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148명 모두 공무원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누굴 위한 특강 프로그램이냐”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천철호 아산시의원은 “평일 낮(수요일 오후 3시)에 업무 중인 공무원 100~200여명이 2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강의를 듣느라 강의장을 찾고 있다. 업무에 바쁜 일부 팀장은 팀원을 대신 보내 대리출석을 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불만을 토로하는 공무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충남 15개 시·군에서 운영하는 평생학습특강 프로그램 중 지자체장이 강사로 참여하는 특강 프로그램은 아산시가 유일하다. 공무원 상대로 한 해 14회 이상 강의를 이수해야 승진대상에 포함시키는 사례도 전국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 시민을 위한 프로그램인지, 강사를 위한 특강인지 알 수 없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민선 7기에도 아산시는 ‘맹사성 아카데미’라는 평생학습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공무원에게 이수토록 했지만, 1년에 1, 2회 정도였고 강의가 열리는 시간도 일몰 시점이었다. 코로나19로 대면 강의가 어려울 때는 온라인 강의로 진행했다.
아산시는 올해 전반기에 ‘고불 인문학 아카데미’ 10회를 운영하면서 강사료 등으로 2000만원을 썼다.
후반기에도 10회 강좌를 연다며 2000만원 예산을 추경에 신청했지만 아산시의회 반발로 전액 삭감된 상태다.
지난해에는 도비를 매칭해 예산을 세우려 했으나 도비 예산 반영이 무산되자 4000만원 가까운 풀(Pool) 예산을 써 20회 특강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아산시 관계자는 “인사권자 의지에 따라 인사 운영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이전에도 평생학습특강 프로그램을 공무원이 이수하도록 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산시 관계자는 “공무원 자질 향상을 위해서도 필요한 특강이다. 다만 시민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어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찬우 기자(jncom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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