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된 갓난아들 살해하고 내다버린 20대 친모 징역7년

제주지방법원. 연합뉴스

태어난 지 3개월밖에 안 된 아들의 얼굴에 이불을 덮어 숨지게 하고 시신을 내다버린 무정한 20대 친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홍은표 부장판사)는 5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5년 등을 명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12월 23일 0시쯤 생후 3개월 된 아들 B군의 얼굴에 이불을 덮어 숨지게 한 뒤 오전 7시쯤 포대기로 감싼 B군을 쇼핑백에 담아 인근 포구 테트라포드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이뿐 아니라 연인인 남성 등에게 돈을 빌려 갚지 않거나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과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몰래 대출을 받는 등 3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았다. A씨는 빼돌린 돈 대부분을 도박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책임을 저버린 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 생명을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없던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삶을 마감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죄질이 불량하다"고 했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점, 유부남과의 사이에서 피해자를 출산해 홀로 양육하던 중 산후우울증과 경제난 등으로 삶을 비관하며 충동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일부 사기 피해자에게 편취금을 변제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의 범행은 제주도 서귀포시가 지난해 필수 영유아 예방접종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B군이 출생신고는 돼 있으나 장기간 접종을 받지 않은 것을 파악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드러났다.

그러나 B군의 시신은 끝내 찾지 못했다. A씨는 B군을 인근 포구에 유기했다고 밝혔으나 해당 장소가 이미 매립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