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4세 3명 중 2명은 ‘캥거루족’… 30대서 증가세”

박유빈 2024. 6. 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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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 청년 3명 중 2명은 부모와 같이 살거나 따로 살더라도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지 못한 '캥거루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황 부연구위원은 "최근의 캥거루족 증가 현상은 30대 초중반 연령대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30대의 캥거루족 증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캥거루족 청년 중 상당수는 경제적 기반이 약화돼 빈곤 상태로 전환되거나 청년 니트(NEET·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가 되는 등 취약한 사회계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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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족 비율 8년새 3.2%↑
“30대 캥거루족 증가 지속될 듯”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 청년 3명 중 2명은 부모와 같이 살거나 따로 살더라도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지 못한 ‘캥거루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에는 20대에서 캥거루족 비중이 높게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30대 초중반 연령대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황광훈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5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고용패널조사 학술대회’에서 고용정보원 청년패널 2012∼2020년 자료를 분석해 2030 캥거루족의 현황 및 특징을 발표했다. 캥거루족은 만 25세를 기준으로 학교를 졸업한 후 취업 여부와 무관하게 아직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해 사는 청년을 가리키는 말이다. 황 부연구위원은 ‘현재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다’고 응답한 청년과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은 채 (학업, 군복무 등의 이유로) 일시적으로 따로 살고 있다’는 청년을 캥거루족으로 분류했다.

황 부연구위원은 ‘청년패널조사로 본 2030 캥거루족의 현황 및 특징’ 논문에서 25∼34세 청년 중 캥거루족의 비율이 2020년 기준 66.0%에 달한다고 밝혔다. 2012년 기준 62.8%에서 3.2%포인트 늘었다. 2020년 기준 남성인 캥거루족 비중(69.1%)이 여성 비중(63.0%)보다 컸는데, 이는 군복무와 결혼 연령 상향 등의 영향이라고 논문은 분석했다.
지난 5월 31일 서울에서 열린 한 취업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학력별로는 고졸 이하(2020년 73.4%)에서, 비수도권(61.7%)보다는 수도권(69.4%)에서 캥거루족 비중이 컸고, 미취업자 중에서 캥거루족이 많았다.

연령대를 25∼29세와 30∼34세로 나눠보면 20대 중후반 중 캥거루족 비중은 80% 내외로, 30대 초중반의 50% 안팎보다 컸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에는 30대 초반에서 캥거루족 증가세가 더 두드러졌다고 논문은 전했다. 30∼34세 캥거루족 비중을 보면 2012년 45.9%에서 2020년 53.1%로 7.2%포인트 상승했는데 25∼29세는 꾸준히 80% 수준을 유지했다.

캥거루족에서 벗어난 이들을 조사한 결과 여성, 고학력층, 기혼, 비수도권 거주자, 취업자가 많았다. 반면 미취업자 캥거루족은 2012년 47.4%에서 2020년 66.0%로 급격히 늘었다. 취업자 중에서도 임시·일용직 등 고용 상태가 안정되지 않은 청년은 여전히 캥거루족인 경우가 많았다.
사진=연합뉴스
황 부연구위원은 “최근의 캥거루족 증가 현상은 30대 초중반 연령대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30대의 캥거루족 증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캥거루족 청년 중 상당수는 경제적 기반이 약화돼 빈곤 상태로 전환되거나 청년 니트(NEET·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가 되는 등 취약한 사회계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부모 세대는 노동시장 은퇴 시기가 다가오는 중요한 시점에 자신의 노후설계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자식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시간적, 비용적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을 겪을 것”이라며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에서 자신의 소득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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