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출발한 22대 국회…여 "합의 없어 불법" 야 "총선 민의 수행"

원 구성 협상 결렬에 여당 불참 속 첫 본회의

22대 국회 첫 본회의가 여당인 국민의힘 불참 속에 열린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6.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박기현 한병찬 기자 = 여야가 22대 국회 개원 후 첫 본회의부터 정면 충돌했다. 원 구성 협상이 난항에 빠진 가운데 거대 야당은 국회의장 선출을 강행했고, 여당은 합의 없는 본회의 개최가 불법적이라며 반발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본회의가 열렸다고 하지만 여야간 의사일정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본회의는 성립할 수도 없고 적법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에 따라 오늘이 공식 개원일이 되어 의장단을 선출하고 원구성이 되기를 바랐다"면서도 "그렇게 되지 못해 여당 원내대표로서 매우 유감스럽다. 거대 야당이 막무가내로 국회를 끌고 간다"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지난 18대 국회 당시 한나라당은 153석, 민주당이 81석이었다. 의석 차에도 불구하고 여야 합의라는 대의 앞에 본회의를 열지도 의장단을 선출하지도 않았다"며 "당시 임시국회가 소집됐지만 개의되지 않았음, 의사일정 미합의로 의장·부의장 선거를 하지 못함이라고 기록돼 있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6.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국회법에 따르면 개원 직후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2일 안에 상임위원장을 선출해야 하기 때문에 공휴일인 6일 현충일 다음 날인 오는 7일까지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여야 원내대표는 입법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주요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 운영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며 이날 오전까지 막판 회동을 했지만 협상이 결렬됐다.

추 원내대표는 "거대 야당은 총선의 민의를 따라야 한다며 일방 독주를 강행하지만 그것은 총선 민의를 오도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여야가 힘을 합쳐 국회를 운영하고 민생을 챙기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추경호 원내대표께서 오늘 국회 표결에 참석할 수 없다는 논리는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맞받았다.

박 수석부대표는 "국회법에 따라 6월5일 국회의장, 부의장을 선출하는 법적 규정이 있지 않나. 지난 5월 13일부터 열 차례 이상 만나 국회법을 준수해서 의장을 선출하자고 계속 이야기해왔다"며 "그것이 협의의 과정이다. 절차적 과정을 준수하고 있는데 그 협의 과정은 없다는 뜻이냐"고 반문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이어 "국회의 신뢰성은 절차를 지키고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에서 나온다)"며 "국회법을 준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 구성을 하다 보니 국민들이 질타를 하지 않았나. 지키지 않은 것이 국민의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총선의 민의는 윤석열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라는 것"이라며 "그 명령을 수행해야 되는데 추경호 원내대표가 과연 옳겠느냐, 그렇지 않다라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의사진행발언을 위해 참석한 추 원내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의원 모두 본회의에 불참했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선출이 진행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 앞에서 '의회독주 중단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집단 항의에 나섰다.

원내 1당이 후보를 내는 것이 관례인 국회의장 후보로 민주당은 우원식 의원을 확정, 이날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 선출했다. 부의장단은 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당선됐지만, 국민의힘은 후보를 확정하지 않았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에서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야당의 본회의 강행 처리를 규탄하고 있다. 국민의힘 은 이날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한 본회의에 불참했다. 2024.6.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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