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500대 기업’ 70주년, 단골로 이름 올린 49개 회사 비결은

정미하 기자 2024. 6. 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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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포천, 4일 ‘500대 기업’ 발표
49개 기업, 1955년 이후 꾸준히 이름 올려
기업 가치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능력
실패를 극복하는 탁월한 능력이 핵심
올해 1위 기업은 월마트, 쿠팡은 168위

미국 포천지가 500대 기업을 발표하기 시작한 것은 1955년으로, 올해로 70년이 됐다. 포천이 4일(현지 시각) 발표한 500대 기업 중 49개 기업은 1955년 이후 500대 기업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포천이 ‘미국의 기업 올림픽 선수’라고 칭한 이들 기업의 비법은 뭘까.

지난 70년 동안 포천 선정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기업 모두는 제조업체 또는 석유회사다. 현재 유망 분야로 꼽히는 소매업체, 은행, 보험사, 유틸리티, 운송업체와 같은 서비스 회사는 1996년에야 비로소 500대 기업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또한 49개 기업 중에는 설립한 지 100년이 넘는 기업인 듀폰(DuPont·153년), 콜게이트-팜올리브(Colgate-Palmolive·149년), 프록터 & 갬블(Procter & Gamble·118년) 등이 포함돼 있다.

스위스 제네바 듀폰 사무실 밖에 있는 로고. 듀폰은 다국적 화학 회사다. / 로이터 연합뉴스

우선 포천은 이들 49개 기업이 70년 동안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었던 이유로 ‘핵심을 보존하고 발전을 촉진한다’는 점을 꼽았다. 이는 짐 콜린스의 저서인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에서도 언급된 요소다. 콜린스는 포천에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은 바뀐다”며 “놀랍게도 기업의 전략, 구조, 문화가 아닌 기업의 DNA가 가치가 높은 기업의 존재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잘 나가는 회사는 단순히 돈을 버는 것 이상의 핵심 목적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천은 “이런 미덕은 최근 몇 년간 많은 주목을 받았으나,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49개 기업 중 일부는 100년 또는 200년 전에 이런 미덕을 알아채고 실행했다”고 했다.

49개 기업에 속한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역시 ‘가치’, ‘존재 이유’, ‘목적’이라는 단어를 기업 성공의 요소로 설명했다. 화이자의 CEO인 앨버트 불라는 포천에 “화이자는 환자들에게 혁신을 제공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했고, 콜게이트-팜올리브 CEO 노엘 윌리스는 “우리의 목적과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에 대한 직원들의 헌신이 장기적인 성과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일라리 릴리(Eli Lilly) CEO 데이브 릭스는 “릴리가 장수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목적에 뿌리를 두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1902년에 설립된 3M도 이 같은 가치를 지켜나가는 회사 중 하나다. 3M의 비전 중 하나는 ‘지속 가능’이다. 3M은 산업이나 제품으로 자신을 정의하기보다 ‘발명’으로 자신을 입증한다. 혁신이 인간이 해야 할 일이고 이것이 3M이 가야 할 길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포천은 “3M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기업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적응은 경쟁에 직면한 기업이 때로는 해야 하는 과제이지만, 49개 기업 대부분은 자신이 설정한 핵심 능력을 지켰고, 세상이 이들에게 적응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그 예로 프록터 & 갬블이 1933년에 합성 세제를 발명하고, 듀폰이 1935년에 나일론 발명하며 업계를 변화시킨 점을 들었다.

미국 포천지가 500대 기업을 발표하기 시작한 것은 1955년으로, 올해로 70년이 됐다. 포천이 4일(현지 시각) 발표한 500대 기업 중 1955년 이후 500대 기업에 꾸준히 이름을 올린 49개 기업 중 일부. / 포천 갈무리

49개 기업이 공통으로 가진 두 번째 요소는 실패를 극복하는 능력이었다. 포천은 “49개 기업 역시 절대 완벽하지 않다”며 “이들 기업이 나쁜 결정을 피하면서 높은 명성을 얻은 것은 아니며 이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49개 기업 역시 다른 기업처럼 심각한 위기를 겪었으나, 이들의 차별점은 실패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탁월한 능력이 있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기업이라고 해서 포천 500대 기업에 계속 이름을 올리는 것은 아니었다. 1955년 당시 포천 선정 5위였던 스위프트 미트 컴퍼니(Swift meat company)는 당시만 해도 셸과 셰브런을 합친 것보다 큰 회사였다. 게다가 사람들은 늘 음식을 필요로 하기에 식품 회사인 스위프트 미트 컴퍼니의 성장은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스위프트 미트 컴퍼니는 1960년대 육류 분야를 넘어 생명 보험, 석유, 여성 속옷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대기업으로 성장했으나, 사업에 실패했다. 결국 스위프트 미트 컴퍼니는 이제 세계 최대 육류 회사인 브라질 JBS가 소유한 브랜드로만 남았다. 포천은 “스위프트 미트 컴퍼니가 대기업이 됐기 때문에 포춘 선정 500대 기업 순위 밖으로 밀려난 것이 아니라, 대기업이 500대 기업이 되는 핵심 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포천은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의 조언을 언급했다. 베이조스는 2018년 사내 회의에서 “언젠가는 아마존이 실패할 것이고 파산할 것”이라며 “그날을 가능한 한 오랫동안 늦추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말했다. 포천은 “지금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라도 실패는 천천히 발생할 수 있고, 그로 인한 피해가 명백해질 때쯤이면 복구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며 “49개 회사는 그런 위협을 막아내는 데 탁월했고, 이 능력은 다른 대부분의 회사가 갖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에 70년 동안 이름을 올린 49개 기업에는 제너럴모터스(GM), 엑손 모빌, 제너럴일렉트릭(GE), 셰브런, 보잉, 제너럴 밀, IBM, 코카콜라, 크래프트 하인즈, 존슨앤드존슨 등이 포함돼 있다. 올해 포천 선정 500대 기업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월마트가 차지했다. 2~5위는 각각 아마존, 엑손모빌, 애플,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이 차지했다. 쿠팡은 168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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