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아일랜드 공장 지분 49% 판다…15조 자금 확보

펫 겔싱어 인텔 CEO/AFPBBNews=뉴스1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이 아일랜드 반도체 공장 지분 49%를 사모펀드에 매각해 15조원 규모의 자금 수혈에 나선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글로벌 투자운용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에 아일랜드 공장 팹34를 소유하는 합작벤처 지분 49%를 110억달러(약 15조1000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레익슬립에 위치한 팹34는 첨단 극자외선 리소그래피 장비를 이용하는 인텔의 첨단 생산기지로 지난해 9월 가동을 시작했으며 시설 확장을 진행 중이다.

인텔은 이번 거래를 통해 투자 부담을 덜어 자금 흐름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인텔은 "팹34 구축을 이어가면서 프로젝트 투자의 일부를 다른 사업 부문에 재배치할 수 있게 됐다"며 "재무 유연성을 창출하고 사업 전략을 가속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반도체 왕좌' 탈환을 노리는 인텔은 펫 겔싱어 최고경영자(CEO)의 지휘 아래 글로벌 칩 공급망 확대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이스라엘에서도 반도체 생산시설이 연이어 건설 및 확장 중이다. 반도체 패권 전쟁 속에 해외 공장 의존도를 낮추려는 각국의 요구와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인텔의 과감한 투자에 따른 자금난을 우려해왔다. 이번 거래는 이런 투자자들의 우려를 달래줄 것이란 평가다. 인텔은 2022년에도 미국 애리조나 공장 확장에 필요한 자금 중 절반인 150억달러를 사모펀드 브룩필드자산운용에서 조달한 바 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