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인당 국민소득, 사상 처음으로 日 넘었다...“수년 내 4만달러 진입”

국민계정 기준년도 개편에 GNI 7.3% 상승
1인당 ‘3만6194달러’ 기록...일본·대만 앞서
1분기 실질 GNI도 2.4% 증가해 8년래 최대↑
“환율 안정된다면 수년 내 4만달러 달성 가능”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직전 분기보다 3.4%, 실질 GNI는 2.4% 증가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국민계정 기준년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개편하면서 관련 지표들이 크게 개선된 결과다. 한국은행은 환율이 안정된다면 수년 내 ‘4만 달러’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국민계정 2020년 기준년 1차 개편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NI는 3만6194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기준년도 개편 전 3만3745달러에서 7.3% 늘어난 수치로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에서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6위다.

한은은 국민계정 통계의 기준년을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바꾼 뒤 이를 2000∼2023년 시계열에 반영했다. 경제총조사(2022년 6월 발표), 실측 투입산출표(2024년 4월 공표)를 토대로 산업별 총산출·부가가치·부문별 수요 등을 조정한 결과 우리나라 경제 규모 자체가 결과적으로 커졌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2023년 한국의 1인당 GNI는 기준년 개편 결과로 이탈리아보다는 적고, 일본과 대만보다는 많은 수준이 됐다"며 "일본을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일본의 경우 엔저현상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5841달러로 추산됐다. 일본 정부가 발표한 엔화 기준 GNI를 일본의 인구로 나눈 다음 엔·달러 환율을 감안해 미국 달러화로 환산한 수치다.

올해 들어서도 GNI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한은이 함께 발표한 ‘2024년 1·4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실질 GNI는 전분기 보다 2.4% 증가한 567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4분기(0.6%)와 비교해 상승률이 4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1·4분기 상승 폭 기준으로는 2016년 이후 가장 크다.

이는 교역조건이 개선된 결과다. 우리나라 교역조건은 수출 쪽에서는 반도체 가격, 수입 쪽에선 원유가격에 주로 영향을 받는데 반도체 수요 증가로 상품 가격이 오르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무역손실이 축소돼 GNI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실질 GNI 성장률은 1·4분기에 ‘깜짝 상승’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1.3%마저 웃돌았다.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5조9000억원)이 전분기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무역손실이 17조원에서 11조3000억원으로 축소된 결과다. 1·4분기 GDP는 지난해 4·4분기(0.6%)의 두 배를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은은 1인당 GNI 4만달러 달성이 수년 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 부장은 "1인당 GNI는 실질소득증가율, GDP디플레이터, 국외순수취요소소득, 환율 변동율 등 여러 요인으로 결정된다"며 "현재와 같은 흐름이라면 환율이 안정된다는 전제 하에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가 수년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