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술 취한 후배 성폭행한 소방관… 뒤늦게 범행 인정 '집행유예'

술에 취한 후배를 데려다준다며 성폭행한 30대 소방관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30대 소방관이 술에 취한 후배를 성폭행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5일 뉴스1 등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홍은표 부장판사)는 이날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소방공무원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사회봉사 80시간,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24일 소방공무원 후배인 피해자 B씨 주거지에서 B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회식 후 술에 취한 B씨를 택시에 태워 함께 B씨 집으로 향했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피고인이 초범이고 법정에 이르러 뒤늦게 자백하긴 했으나 이 사건 범행은 직장 내 관계를 이용한 범죄로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며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수사 초기 A씨는 피해자가 자신을 유혹했으며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피해자가 돈을 갈취하기 위해 자신을 허위 고소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정에 선 A씨는 입장을 바꿨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며 "매일 속죄하는 마음으로 반성의 시간을 보내는 점을 부디 헤아려 달라"고 범행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직장 선배인 피고인(A씨)이 자신을 안전하게 집으로 데려다줄 것이라고 믿었다"며 "피해자는 직장 내 소문이 퍼지는 두려움 등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뒤늦게나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는 점, 상당한 금액을 지급하고 합의한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문혁 기자 moonhk@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