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만 만나면 기운이 솟는다···윌커슨과 유강남, 롯데가 자랑하는 두 ‘KIA 킬러들’

윤은용 기자 2024. 6. 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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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애런 윌커슨(오른쪽)과 유강남. 롯데 자이언츠 제공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KIA는 최근 롯데를 상대로 상당히 고전하고 있다.

지난달 21~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3연전에서, KIA는 롯데에 충격의 스윕을 당했다. 하위권에 머물던 롯데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반면, KIA의 기세는 한풀 꺾였다.

그로부터 2주 만에 다시 만난 롯데를 상대로, KIA는 무기력한 경기 끝에 패했다. 최근 롯데전 4연패. 선두팀의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했다.

KIA가 올해 롯데를 만나면 치를 떠는 선수가 두 명이 있다. 바로 롯데의 외국인 투수 애런 윌커슨, 그리고 안방 마님 유강남이다.

윌커슨은 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을 5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따냈다. 이번 시즌 프로야구에서 처음으로 나온 완봉승이며, 무사사구 완봉승은 2022년 6월11일 KT 고영표가 롯데를 상대로 달성한 이후 2년 만이다.

롯데 애런 윌커슨.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날 윌커슨은 4회를 제외하고는 5회까지 매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특히 5회에는 1사 1·3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박찬호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고, 그 사이 홈으로 뛰던 3루 주자 한준수를 좌익수 빅터 레이예스가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6회부터 9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윌커슨은 지난 23일 KIA전에서도 7이닝을 3실점으로 막아내며 롯데의 KIA전 스윕을 완성했다. 특히 피안타를 10개나 내줄 정도로 고전하면서도 볼넷 포함 사사구를 한 개도 내주지 않았고,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실점을 최소화시켰다.

윌커슨은 지난해 후반기 롯데에 합류해 8월11일 KIA를 상대로 등판,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긴 적이 있다. 한국 무대를 밟은 후 KIA를 상대로 3차례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1.23으로 극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윌커슨이 KIA 타자들을 꽁꽁 틀어막는 최강의 ‘방패’라면, 유강남은 KIA 마운드를 두들기는 최강의 ‘창’으로 군림하고 있다.

롯데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유강남은 4일까지 43경기에서 타율 0.203, 5홈런 17타점으로 성적이 썩 좋지 못하다.

하지만 KIA를 상대로는 얘기가 달라진다. 올해 KIA전 6경기에서 타율 0.438, 3홈런 7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시즌 OPS(출루율+장타율)가 0.638인데, KIA전 OPS는 무려 1.696에 달한다. 이번 시즌 총 장타수가 8개인데, 그 중 5개를 KIA전에서 쏟아부었다.

롯데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던 지난달 21~23일 KIA와 3연전은 유강남의 ‘킬러 본능’이 극에 달한 시리즈이기도 했다. 이 시리즈 전까지 타율 0.188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던 유강남은 21일 경기에서 홈런 포함 3타수1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고, 22일 경기에서는 2루타 포함 4타수2안타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해 타율 0.200을 넘어섰다. 이어 23일 경기에서는 또 홈런포를 가동하며 3타수1안타 2타점에 몸맞는공 1개를 더했다.

롯데와 아직 많은 맞대결이 남아있는 KIA 입장에서는 두 ‘킬러’의 존재가 성가시기 그지 없다. 우승을 노리는 입장에서, 이 부분은 꼭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롯데 유강남. 롯데 자이언츠 제공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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