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과거 집회현장 거닌 서방외교관들…“경찰 곧장 에워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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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톈안먼 민주화 시위 35주년 추모를 원천봉쇄한 가운데 홍콩에 주재하는 다수의 서방 외교관과 공관이 보란 듯이 그에 맞섰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홍콩프리프레스(HKFP)에 따르면 톈안먼 민주화 시위 35주년 기념일인 전날 저녁 최소 5명의 홍콩 주재 서방 외교관들이 30여년간 톈안먼 시위 희생자 추모 촛불 집회가 열렸던 빅토리아파크를 찾아 거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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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민들, 양초 6.4달러 팔거나 ‘5월35일’ 전시판 내걸기도
중국이 톈안먼 민주화 시위 35주년 추모를 원천봉쇄한 가운데 홍콩에 주재하는 다수의 서방 외교관과 공관이 보란 듯이 그에 맞섰다.
이런 가운데 홍콩 주재 유럽연합(EU) 사무소 부대표, 독일과 네덜란드 총영사가 함께 과거 촛불 집회가 열렸던 시간인 오후 7시30분 빅토리아파크를 거닐었고 경찰은 곧바로 이들을 에워쌌다. 이들과 별도로 이날 밤 홍콩 주재 프랑스와 벨기에 총영사관 외교관도 함께 현장을 찾아 거닐었고, 일본 총영사는 자신이 빅토리아파크를 거닐고 있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SCMP는 “이들 서방 외교관이 과거 톈안먼 시위를 추모하던 촛불 집회 장소를 깜짝 방문했고 이러한 공개 행보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홍콩 주재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총영사관은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톈안먼 시위 35주년을 추모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영국 총영사관은 1989년 6월 4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1면이 서서히 백지로 바뀌는 애니메이션 영상을 올리고 “35년 전 톈안먼 광장과 주변에서 벌어졌던 평화 시위가 비극으로 끝났다. 일부는 이를 역사와 기억에서 지우려 한다. 오늘 우리는 기억한다"고 썼다. 미국 총영사관과 EU 사무소는 사무실 창가에 전자 촛불을 밝혀놓기도 했다.
이에 홍콩 정부는 성명을 통해 “국가안보, 공공 안전과 질서 수호를 위해 일부 권리와 자유는 법에 따라 제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중국 내정에 간섭하려는 자에 대해 반대한다”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전날 밤거리에서 선동적인 의도로 구호를 외치고 경찰관을 공격했다는 이유 등으로 4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또 빅토리아파크 인근인 코즈웨이베이 등에서 휴대전화 전등을 켜거나, 국가보안법 관련 책을 들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10여명을 연행했다. 이 중에는 현장을 촬영하던 스위스 사진가도 포함됐다.
홍콩 경찰은 코즈웨이베이 인근에 모여든 취재진에 대해서도 소속과 취재 목적을 물었고 현장에서 시민 대상 불심검문을 진행했다. HKFP는 “당국의 단속이 강화됐지만 그런데도 톈안먼 시위를 추모하려는 노력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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