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어 ‘천공’ 카드로 尹대통령 압박하는 민주·조국

변문우 기자 2024. 6. 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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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 유튜브서 “우리도 산유국 된다”…尹 ‘석유 매장’ 브리핑 2주 전
김용민 “천공의 그림자”…황운하 “조국의 미래? 천공 유튜브 봐라”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천공 유튜브 채널 '정법시대' 캡처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채상병-한동훈 특검법'으로 정부여당을 몰아세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이번에는 '천공 음모론' 카드까지 내세웠다. 동해에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높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중대 발표가 역술인 천공과 연관돼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면서 범야권은 "윤 대통령은 '아니면 말고' 식의 국정 전환 쇼를 멈추고 신중한 국정 운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취임 후 첫 국정 브리핑에서 발표한 '동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보고와 관련해 '천공 개입설'이 화두로 올랐다. 앞서 역술인 천공도 지난 5월16일 유튜브 채널 '정법시대'에 올린 영상을 통해 "우리는 산유국이 안 될 것 같냐. 우리도 산유국이 된다"면서 "이 나라 밑에 가스고 석유고 많다. 예전에는 손댈 수 있는 기술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게 다 있다"고 발언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음모론을 가장 먼저 공식 석상에서 띄웠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4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발표한 탐사 자원량은 140억 배럴이 들어갈 수 있는 '그릇의 크기'"라며 "실제 무엇이 얼마나 담겨 있는지는 나중에 확인해봐야 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장밋빛 발표만 성급히 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이런 중대한 발표에 '천공의 그림자'가 보인다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도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사례를 거론하며 석유 시추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옛말에 '십중팔구'란 말이 있다. 지금 석유 탐사 확률이 20%라고 하면 반대로 80%는 아니란 뜻"이라며 "정부예산을 들여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과도한 기대를 자극해서 나중에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의 충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고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조국혁신당도 '천공 음모론'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의 국정 브리핑 발표를 질타했다. 조국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책임감이라고는 있을 리가 없는 외국 사기업 보고서를 믿고 대통령이 직접 발표를 했다"며 "워낙 황당하게 국정을 운영하니까 국민 신뢰는 바닥을 긴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중요 발표를 할 때마다 네티즌들은 '천공'이라는 해괴한 자가 비슷한 말을 했는지 찾아보는 것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와 전문가, 관련 기업은 다 어디 갔고 주무 부처인 산업부는 장관이 배석한 사실을 브리핑 1시간 전에나 알았을 정도로 주먹구구식 브리핑이였다"며 "문제 보고서에 대한 산업부 차원의 점검이 있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대통령이 발표해버렸으니 정부는 꼼짝없이 시추를 위해 돈을 쏟아 부어야 한다. 자그마치 5000억원"이라며 "국정을 이렇게 대충 운에 맡겨도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그는 "심지어 대통령실은 브리핑 시작 8분 전 언론에 일정을 공지했다"며 "이런 엉터리 대통령비서실과 '아니면 말고' 식 정부는 처음 본다"고 비판했다. 이어 "발표해놓고 잘 안되면 또 없던 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시추 작업을 정권 지지율 상승의 도구로 이용하려고 일단 질러놓은 것인가"라며 "누가 봐도 아니면 말고 식 국정 전환 쇼를 할 게 아니라 국민이 지금 진짜로 필요로 하는 게 뭔지 찾아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조국혁신당의 황운하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만 이토록 자신감 가득 찬 브리핑을 강행한 이유에도 국민들이 많은 의혹을 갖게 된다"며 "여기에 또 '무속인 천공'이 등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천공이 올린 문제의 영상은 지난 1월 촬영됐다고 하나 공개시점은 국정브리핑 2주 전"이라며 "요즘 증권가에서 떠도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누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천공의 유튜브를 보게 하라'인데 이게 나라인가"라고 쏘아붙였다.

한편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5월30일에도 각각 1호 당론 법안으로 '채상병 특검법'과 '한동훈 특검법'을 내세우며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두 당은 해당 특검법안들에 대해서도 긴밀히 공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시사저널과 만나 "범야권이 협력해 특검법을 통과시키고 윤석열 식의 공정과 법치를 끝장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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