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태풍 상황이라더니…1년전 영상으로 52만원 번 유튜버

지난해 8월 10일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부산 지역에 태풍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일대 방파제에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해 여름 부산에 상륙했던 태풍 '카눈'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것처럼 거짓 방송한 30대 유튜버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단독 이창민 부장판사는 전기통신 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30대)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고 5일 밝혔다.

A씨의 요청으로 허위로 태풍 영상을 편집한 B씨(30대)에게는 벌금 350만원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 10일 태풍 '카눈'이 부산에 상륙할 때 2022년 부산에 큰 피해를 줬던 태풍 '힌남노' 피해 상황을 담은 과거 영상을 생중계 영상인 것처럼 편집해 방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일대에 상륙한 카눈의 영향이 기대와 달리 상대적으로 미미해 보이자, 인근 상가에 큰 피해를 줬던 힌남노 영상을 실시간 상황인 것처럼 꾸몄다.

A씨 등은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를 늘리고 방송 후원금 등 수익을 높이기 위해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려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해당 영상으로 52만원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히려는 목적은 없었으나, 허위 방송으로 시민들의 업무를 방해하고 정신적 충격을 주는 등 적지 않은 유무형의 피해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실시간 방송 이후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한 점과 허위 통신으로 얻은 수익이 크지 않은 점, B씨는 월급을 받고 편집 업무를 한 것에 불과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