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텅빈 ‘아시아음식문화거리’ 애물단지로 전락”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2024. 6. 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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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귀순 시의원 시정질의 “구시청 일대 음식공방 텅텅”
총사업비 145억원…‘차별화 부족’ 젊은층·시민들 외면
“광주폴리도 예산낭비…관리부실·연계사업 미비” 질타

(시사저널=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매년 1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광주 동구 원도심의 '아시아음식문화거리'가 이용률 저조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 광주폴리(Folly·장식용 건축물)도 관리부실과 연계사업 미비로 예산 낭비 사례라는 지적을 받았다. 광주시의회 시정 질의에서다. 

광주 동구 광산동 '아시아음식문화거리' 모습 ⓒ전남일보

이귀순(더불어민주당·광산4) 광주시의원은 4일 광주시를 상대로 한 시정질문에서 "아시아음식문화지구 조성 사업은 총사업비가 145억원이나 투입됐지만 공실률이 높고 이용 인구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광주 동구 금동 구시청 일대에 음식 공방이 지어졌지만 거의 문이 닫혀 있다"며 "31억원이 든 K-POP 스타거리도 핸드프린팅과 응원봉뿐이라 방문객이 거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인쇄의 거리에 추진 중인 아시아음식관광명품화거점공간 역시 건축비를 제외한 예산 24억원으로 아시아음식플랫폼·인쇄아카지엄·주차장 160면 설치가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주차타워로 변질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영화 범죄도시2에 나온 월곡동 아시아 음식 거리는 공공 예산이 투입되지 않았지만 배후 인구 등으로 인해 활성화됐다"며 "음식문화지구는 계획 때부터 구도심 특성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활성화 '난항'…시의회, 운영예산 삭감

광주시는 지난 2014년부터 광주 원도심인 광주 동구 금동 구시청 일원을 아시아의 다양한 음식과 문화를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음식테마 관광지역으로 개발하고 있다. 건너편에 자리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한 특화 거리를 조성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아시아음식거리 조성에 사업비는 245억 원(국비 69억·지방비 76억원)이다. 해마다 1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가 투입되고 있다.

광주 동구 '아시아음식문화거리' ⓒ한국관광공사

하지만 아시아음식문화거리는 순탄치 못한 시간을 보냈다. 해당 거리의 주 이용객인 젊은 층을 겨냥한 프로그램들이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음식거리로서 차별화가 부족하다'는 평가 속에 시민들도 외면했다. 이는 입점 음식점들의 줄 폐업으로 이어져 일대 상권이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보조사업자인 동구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5차례에 걸쳐 인도·대만·홍콩·필리핀 등 세계 각국의 음식을 파는 점포 15개소를 유치했지만 10곳 가량이 단기에 폐업했다. 인테리어 비용과 임차료 등 최대 50%를 지원받아 창업한 음식점이었지만 지원 기간이 끝난 2년 후에 경영난을 호소하며 문을 닫았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만큼 의회 등서 비난 여론도 커졌다. 전남도청 이전 이후 밤 문화 중심으로 활성화된 거리가 코로나19 여파와 지역 내 신생 상권 개발, 관 주도의 특색 없는 정책 등과 맞물리면서 사업의 당초 취지 및 효과가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재원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광주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동구가 관련 사업비로 올해 편성한 10억 원 가운데 시비 2억5000만 원이 저조한 실적을 이유로 시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시작됐어야 할 연구용역도 무기한 연기됐다. 특히 광주시의 악화된 재정 여건이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지속, 당분간 재원 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아시아음식문화거리 활성화도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동구 관계자는 "그동안 관 주도로 거리를 활성화 시키려고 사업비를 많이 투자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며 "사업이 다시 시작된 만큼 새로운 마음으로 연구 용역을 발주했으나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고 말했다.

광주 동구 중앙초등학교 부근에 설치된 '광주폴리' ⓒ시사저널 정성환

광주폴리도 도마 위…3개 철거·파손된 채 방치 '눈살'

광주폴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의원은 총사업비 166억원(국비 83억·시비 83억원) 규모의 광주 폴리 또한 관리 부실과 연계 사업 미비로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31개 작품 중 3개 작품이 철거됐고, 주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거나 파손된 채 계속 방치되는 경우도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설치·철거할 때 시민에게 의견을 수렴하거나 공고하는 과정이 없어 더욱더 시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폴리를 활성화하기 위해 미디어아트 설치와 경관 개선사업을 하고 전담 직원을 두고 유지·관리도 하고 있다"며 "아시아음식 거점 공간도 제대로 조성되도록 동구에 예산을 교부한 후에도 집행 과정을 살피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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