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잘 와 좋았는데”… 기내서 ‘이 행동’, 심장 건강 위협한다

박선민 기자 2024. 6. 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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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이미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로이터 뉴스1

장거리 비행 중 술을 마시고 잠을 잘 경우 심장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미 기내 기압이 낮아진 상태에서 알코올까지 들어갈 경우, 혈중 산소포화도(SpO₂)가 낮아지고 심박수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5일(현지 시각) CNN 등에 따르면, 독일 항공우주센터 에바-마리아 엘멘호스트 박사팀은 최근 비행기에서 알코올을 섭취한 뒤 수면하면 혈액 내 산소 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호흡기 의학 저널인 토락스(Thorax)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18~40세의 건강한 남녀 48명을 비행기 기내와 유사한 대기 환경을 갖춘 2438m 순항 고도(753hPa) 수면실에 배치한 뒤, 음주 유무에 따른 신체 영향을 파악했다. 구체적으로 맥주·와인·보드카 등을 마신 참가자와 마시지 않은 참가자의 수면 주기, 산소포화도, 심박수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순항 고도에서 술을 마시고 잔 사람들은 수면 중 평균 산소포화도가 85% 내외로 떨어지고 심박수는 분당 평균 88회 정도로 증가했다.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들의 산소포화도는 평균 88% 이상이었고 심박수는 73회 미만이었다. 연구팀은 “저기압 상태에서 수면과 알코올 섭취가 결합하면 심장계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심장이나 폐질환이 있는 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결과는 일반 대기압 조건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술을 마시고 잔 그룹은 산소포화도가 95%, 심박수는 분당 77회 미만이었고, 술을 마시지 않은 그룹은 산소포화도 96%, 심박수 64회 미만이었다.

산소포화도와 심박수 이외에도, 수면의 질에도 차이가 있었다. 렘(REM)수면 단계는 기억력 강화 및 뇌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기내에서 술을 마신 뒤 잠을 잘 경우 렘수면 시간이 줄어들었다. 미국 심장 전문의인 앤드루 프리먼 박사는 “음주한 사람들이 잠을 잘 때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이 더욱 심각해지는 걸 목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수면의학회에서 활동 중인 세인트 루이스 의과대학 부교수 살리니 파루티 박사 역시 기내 중 음주가 결코 깊은 수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파루티 박사는 “때때로 사람들은 ‘술을 마시면 더 빨리 잠들게 될 거야’라는 즉각적인 효과만을 생각하고, 알코올이 불러오는 다른 부작용은 전부 잊어버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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