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졸업하고 청담동 산다” 재혼 약속하며 6억 뜯어낸 50대 실형
사기 전과 5범… 징역 5년 선고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명 재혼 사이트에서 만난 여성들을 상대로 명문대를 졸업하고 재산이 많은 것 처럼 속여 약 6억2000만원을 가로챈 50대 남성이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6단독 송혜영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정모(53)씨에 대해 지난달 30일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정씨는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유명 재혼 사이트에서 만난 피해자들을 상대로 현금 6억2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해당 사이트에서 알게 된 피해자 A씨와 만나 자신을 서울대 경영대 출신이고, 강남구 청담동에 집이 있다며 속였다. 정씨는 “자전거 경주 사업을 하고 있는데, 1억5000만원을 투자해주면 약 3개월 뒤 이자 5000만원을 포함해 2억원을 돌려주겠다”며 A씨를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정씨는 자전거 경주 사업을 하고 있지 않았고 특별한 재산도 없었다. 정씨는 A씨로부터 돈을 가로채 이를 자전거 경주 베팅과 생활비 등 명목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A씨로부터 체크카드를 건네받은 정씨는 3개월만에 총 162회에 걸쳐 약 2억원의 현금을 인출했다. 정씨는 이후에도 A씨에게 “체크카드만 사용하면 은행에서 이상하게 볼 수도 있다. 신용카드를 주면 현금서비스를 받아 투자금으로 사용하겠다”며 “대신 1억3000만원 상당의 파텍필립 시계를 주겠다”고 했다. 이에 속은 A씨로부터 신용카드를 건네 받은 정씨는 열흘 간 총 36회에 걸쳐 2000만원 상당의 현금 서비스를 이용했다. 정씨가 담보로 건넨 스위스 명품 시계는 정품이 아니었다고 한다.
정씨는 A씨를 상대로 범행을 마친 뒤 약 10개월 뒤인 2022년 10월 같은 재혼 사이트에서 만난 피해자 B씨를 상대로도 사기를 이어갔다. 정씨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국토부 고위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퇴직 후 미국 스포츠 에이전시에서 10년간 일했다”며 “지금은 결혼을 하러 한국에 들어와 어머니 소유의 강남구 아파트에 살고 있고, 보유 중인 용산구에 있는 명품 아파트에 신혼집을 차릴 생각”이라고 B씨를 기망했다.
정씨는 B씨와 결혼 의사가 있는 것처럼 행세하며 자신이 재직 중이라 속인 스포츠 에이전시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그는 “회사 대표가 대학 선배여서, 2023년 부사장으로 승진하기 전까지 결혼할 사람 1명에게 투자 특혜를 주기로 했다. 원금과 50% 수익이 보장된다”고 속였다. 거짓말에 속아 넘어간 B씨는 이후 약 5개월간 총 16회에 걸쳐 정씨에게 약 4억원을 송금했다.
앞서 정씨는 2017년 사기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는 등 실형 2회·집행유예 3회 동종 전과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동종범죄로 기소돼 2020년 출소한 정씨는 자중하지 않고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또 범행을 저질렀으며, 피해 회복 또한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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