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에서 뭉친 동갑내기 국가대표 유격수 콤비, NC가 그리는 미래

심진용 기자 2024. 6. 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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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주원(왼쪽)과 김휘집이 지난달 30일 창원NC파크에서 훈련 중 웃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NC 김휘집(왼쪽)과 김주원이 지난달 30일 창원NC파크에서 훈련 중 대화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NC는 지난달 30일 내야수 김휘집(22)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2025시즌 신인 지명권 2장(1·3 라운드)를 내줬다. 임선남 NC 단장이 “속이 쓰리긴 하다”고 할 만큼 대가가 컸다. 1라운드와 3라운드라는 최상위 순번 신인 지명권을 내줬다. 전국 지명으로 전환되면서 1라운드 지명권 가치는 한층 더 커졌다. 지명권 2장을 한번에 내준 사례 자체가 이전까지는 없었다.

그만큼 김휘집에 대한 기대가 컸다. 김휘집의 장래성에도 높은 점수를 매겼다. 김휘집의 활약으로 기존 내야진이 자극 받고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컸다. NC가 ‘김휘집 효과’를 가장 크게 기대하는 선수라면 단연 김주원(22)이다. 2002년생 동갑내기에 2021 신인 드래프트 동기, 같은 유격수 포지션인 두 사람이 서로 경쟁하며 각자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김휘집은 4일 창원 두산전을 앞두고 “(김)주원이는 경쟁자 이전에 친구다. 팀에 적응하는데 정말 많이 도와준다”고 말했다. 2021 드래프트때 김주원이 2차 지명 1라운드 6순위로 NC에, 김휘집이 9순위로 키움에 입단했다. 김휘집은 트레이드 전까지 키움 한 팀에서만 뛰었고, 서울 바깥에서 살아본 적도 없는 토박이다. 지방 생활이 아직은 낯설 수밖에 없다. 어느새 창원살이 4년차인 김주원의 소소한 조언 하나가 도움이 많이 된다. 김주원 역시 경쟁자인 동시에 친구인 김휘집의 합류가 반갑다. 입단 동기들이 줄줄이 군 입대하면서, 엊그제까지만 해도 야수조 동갑내기가 아무도 없었다.

NC 김휘집이 지난달 31일 부산 롯데전에서 이적 후 첫 홈런을 치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김주원은 팀 동료로 김휘집을 만나자 마자 야구 이야기부터 했다. 약점인 높은 코스 공을 어떻게 하면 잘 칠 수 있는지를 물어봤다. 김휘집은 “높은 공은 저도 잘 못쳐서 해줄 말이 사실 없었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김주원이 김휘집을 붙들고 물어본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1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일전, 9회초 대타로 투입된 김휘집이 상대 투수 다구치 가즈토의 빠른공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크게 넘겼다. 높은쪽 공을 제대로 때린 김휘집의 ‘인생 홈런’이었고, 더그아웃의 김주원도 그 홈런을 바로 눈 앞에서 지켜봤다. 강하게 인상이 남을 수밖에 없는 홈런이었다. 김휘집은 “영입 비밀이라서 감춘 건 아니다”고 웃으면서 “주원이는 워낙 ‘야잘잘(야구는 잘하는 사람이 잘한다는 뜻의 은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휘집은 프로 초년생 시절부터 장타 능력을 갖춘 대형 유격수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아직은 부족한 점을 많이 느끼지만, 자신이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야 할 지는 뚜렷하게 그림을 그려놨다. 그는 “제가 발이 빠른 선수는 아니니까, 결국 공 더 잘 보고, 장타를 더 많이 생산해야 한다”면서 “흔히 말하는 OPS형 히터(타율보다 출루율, 장타율에 강점이 있는 타자)로 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다고 공갈포(삼진 많은 타자) 이미지가 커지면 안된다”고 웃었다.

NC로 합류하자 마자 김휘집은 송지만 타격코치와 길게 대화를 나눴다. 큰 틀에서 송 코치의 주문은 키움 시절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멘털이나 타석에서 접근법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차이가 좀 있었다고 했다. NC 역시 김휘집이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보다 빠르게 잠재력을 터뜨려주길 기대하는 마음이 크다.

김휘집이 합류했지만, NC는 최근 성적이 좋지 않다.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던 탓에 보다 과감하게 김휘집을 영입한 측면도 있다. 김휘집은 “사실 트레이드 전만 해도 NC가 연패 중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키움에서 봤을 때 NC는 체계적이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팀이었다”면서 “어느 팀이든 사이클이 있다. 지금 잘 헤쳐나가면 높은 곳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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