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잘못하면 네가 때려라" 최재훈, 황준서 '사랑의 매' 속에 담긴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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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포수 최재훈이 황준서와 마운드에서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포수로 호흡을 맞춘 최재훈이 마운드를 방문해 황준서를 다독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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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베테랑 포수 최재훈이 황준서와 마운드에서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한화 이글스는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8-2로 승리했다.
한화 선발투수 황준서는 3이닝 4피안타 6사사구 2탈삼진 1실점을 기록, 승패 없이 물러났다. 구속은 최고 144km, 최저 133km를 찍었다. 총 91구를 던져 직구 60구, 포크 30구, 커브 1구를 구사했다.
경기 내내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54.9%(50/91)로 좋지 못했고, 매 이닝마다 볼넷을 허용하며 주자를 쌓았다. 위기 때마다 나온 삼진과 범타가 아니었다면 얼마든지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포수로 호흡을 맞춘 최재훈이 마운드를 방문해 황준서를 다독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최재훈은 황준서의 가슴팍을 툭툭 치며 긴장을 풀어주려 노력했다.
경기가 끝난 뒤 최재훈에게 당시 전말을 들을 수 있었다. 최재훈은 "점수 차가 조금씩 나면서 (황준서에게) 볼넷 없이 가운데로 던지라고 했다. 자신 있게 계속 던지면 못 친다. 그런데 볼이 많아졌고 컨트롤도 문제가 있어서 마운드에 올랐다"라면서 "(황준서에게) '가운데 던져라. 가운데 던지면 결과가 있지 않냐. 피하지 말고 루키처럼 하고 후회 없이 내려와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후회를 남기고 내려왔다"라며 씁쓸하게 덧붙였다.
최재훈은 "(황)준서 표정이 안 좋아서 제가 '계속 맞아봐야 성장을 한다. 안 맞으려고 피하다 보면 자기 공을 못 던진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니 준서가 '죄송합니다'라고 대답했다"라면서 "'형이 잘못했을 때는 네가 때려라'라고 하니 '알겠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앞서 최재훈은 황준서에게 '사랑의 매'를 날린 바 있다. 지난 5월 29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황준서는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2승을 거뒀다. 이날 4회 2사 1, 2루에서 최재훈이 파울타구를 잡은 뒤 황준서의 등짝을 가볍게 때렸다. 이날도 황준서는 5사사구를 내주며 제구 난조에 시달렸고, 최재훈은 '사랑의 매'를 통해 함축적인 의미를 전달한 것.
최재훈의 적극적인 리드 덕분일까. 황준서는 유독 최재훈과 호흡을 맞췄을 때 성적이 좋다. 포수가 박상언일 때 평균자책점은 7.43이지만, 최재훈이 포수 마스크를 쓰면 평균자책점이 2.70으로 급감한다. 두 번의 승리 모두 최재훈과 합작했다.
한편 최재훈은 5일 하이메 바리아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 최재훈은 아직 바리아의 공을 받아본 적은 없다면서도 "기대가 된다. 잘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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