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따고 돌아온 지락이들, 자유여행도 '빵빵' 터진다

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2024. 6. 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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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사진=tvN

장판 온도조절기가 부착된 비키니 옷장도, 어떤 얼룩도 말끔하게 지워줄 것 같은 드럼 세탁기도 없다. 속세의 눈속임을 위한 멀티버스 머신이 없으니 시공간을 초월한 여행은 꿈도 꿀 수 없다. 2000년대 원조 인플루언서를, 시청자에 익숙한 드라마 캐릭터를 소환하지도 않는다. 당연하다. 이 세계는 '뿅뿅 지구오락실'이 아닌 '지락이의 뛰뛰빵빵'이니까.

2022년 첫 방송 이후 tvN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뿅뿅 지구오락실'이 외전으로 돌아왔다. 지구로 도망친 달나라 토끼를 잡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게임에 열중했던 네 명의 용사들이 세 번째 출동(?)이 늦어짐에 따라 이전의 임무는 잠시 미뤄두고, 본래의 모습으로 시청자와 마주했다. 지난 2월, "지락이들끼리 자연스러운 여행을 해보면 재미있겠다"는 나영석 PD의 한마디가 출발선이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일로 바쁘게 시간을 보낸 지락이들(개그우먼 이은지, 오마이걸 미미, 래퍼 이영지, 아이브 안유진)은 친구끼리 여행다운 여행을 즐겨보지 못했다며 나 PD의 제안을 반겼다. 3박 4일 일정에 합리적인 선에서 여행 경비를 제공하겠다는 말에 지락이들은 그 자리에서 총무를 선정하고, 여행지를 국내로 결정했다. 정작 네 사람 중 아무도 운전면허가 없다는 걸 깨달은 이들은 여행 전까지 운전면허 취득을 두고 내기를 제안했다.

여행 계획부터 요리와 돈 관리는 물론 촬영까지 모든 걸 자급자족해야 하는 지락이들의 '찐 여행기'는 방송 전부터 예비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택시 운전사의 딸 이은지와 필기 합격자 안유진과 기능까지 합격했지만 도로 주행 시험에 응시하지 않아 재시험을 봐야 하는 이영지까지, 운전면허 취득에 성공해 이번 여행의 운전대를 잡게 될 사람을 두고 시청자의 궁금증은 커져만 갔다.

그리고 여행 당일. 출발을 위해 모인 네 사람 가운데 이은지와 안유진이 운전면허증을 호기롭게 자랑했다. 이영지는 1종 보통 면허의 기능 시험에 10번이나 도전했던 흔적을 공개했다. 네 사람의 여행 경비를 책임지게 된 미미는 비장의 아이템인 계산기를 꺼내 보이며 전적인 믿음을 요구했다. 여행지로 가는 여정은 '맑은 눈의 광인' 안유진이 운전대를 잡았다. 모두의 안전이 제게 달렸다는 걸 알고 있는 그는 여행에 앞서 같은 코스로 운전 예습까지 해오는 철저함으로 지락이들을 감동시켰다. 운전 중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안유진의 모습은 언니들의 폭풍 칭찬을 불러왔다. 반면 갑작스럽게 운전대를 잡게 된 이은지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한 나머지 제작진들이 분량을 걱정케 만들어 웃음을 선사했다.

사진=tvN

지락이들이 직접 찾고 선정한 숙소에 도착한 이후에는 '지구오락실' 속 그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뮤지컬부터 아이돌 칼군무까지 열정 과다 댄스 퍼레이드를 펼쳤고, 카메라 원샷을 받기 위한 몸싸움을 벌이고, 튀는 행동을 하는 멤버를 응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배경이 달라서인지, '자유여행'이란 이름이 붙어서인지, 그것도 아니면 토롱이를 찾아야 한다는 목표가 없어서인지, 그들의 자유분방함을 화면 너머로 고스란히 전달한다. 또 메뉴 선정부터 저녁 밥상 완성까지 쉽지만은 않은 일들이 네 사람 앞에 놓였지만, 지락이들은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한 듯 매 순간을 즐긴다.

앞서 밝혔다시피 '지구오락실'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인 '지락이의 뛰뛰빵빵'은 지난 2월 유튜브 '채널 십오야'를 통해 공개됐던 '나영석의 와글와글' 속 지락이들과의 대화에서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는 웹 예능을 예상했던 제작진은 스태프 투입을 최소화하고, 출연진들이 각자 돌아가며 셀프 카메라로 촬영하는 예능으로 계획했다. 하지만 tvN에 정규 편성됨에 따라 PD들의 촬영이 더해졌다.

그렇다 한들 당초 계획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지, '뛰뛰빵빵'은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여행 예능과 유튜브에서 봤을 법한 여행 브이로그 그 어딘가에 존재하는 느낌이다. 공개된 1-2화 가운데 자연스러우면서도 다소 거친 느낌의 화면이 중간중간 삽입된 것만 봐도 그렇다. (지락이들은 여행지로의 출발 전, 첫날 카메라 감독을 랜덤으로 선정했고 이은지가 뽑혔다.) 저녁 메뉴 준비 과정에서 덜 익은 고기, 과하게 탄 호떡 탓에 아쉬워하는 지락이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등장한 것 역시 제작진의 특별한 개입 없이 네 사람이 만들어가는 오롯한 여행기임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물론 같은 공간에 제작진이 함께한다는 점 등은 배제할 수 없지만, 네 사람이 만들어가는 분량은 분명 상당했다. 

'지구오락실'을 통해 처음 만난 지락이들은 어느덧 3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일로 만난 사이지만 '지구오락실' 밖에서도 서로의 안부를 묻고, 함께 또 다른 관계를 쌓아가는 이들의 돈독한 관계가 '뛰뛰빵빵'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그 결과가 자유여행 속 그들이 완성해가는 서사로, 차진 웃음으로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삼시세끼'가 '출장 십오야'가 떠오른다는 지적과는 달리 회를 거듭할수록 짙어지는 지락이들의 관계성에, '뛰뛰빵빵'의 매력에 점차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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