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기약없는' 마이너 고행길, 트리플A 잔류 고우석 최대 과제는 구속...LG 시절 평균 153㎞ 회복해야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아무도 그를 원하지 않았다.
고우석이 결국 마이너리그에서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마이애미 구단은 5일(이하 한국시각) "우완 고우석을 트리플A 잭슨빌 점보슈림프로 내려보냈다(outright)"고 발표했다.
지난달 31일 고우석을 방출대기(DFA·designated for assignment) 명단에 올려놓은 지 5일 만에 '원하는 팀'이 없어 절차에 따라 트리플A 잭슨빌로 소속을 공식 이관한 것이다. 선수를 DFA로 공시한 구단은 그를 원하는 구단이 있으면 트레이드를 추진하는데 직전 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우선권이 주어진다.
고우석에 대해서는 어느 구단도 트레이드 제안에 나서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결국 마이애미 구단은 고우석을 조건없는 방출 웨이버(unconditional release waivers) 대신 마이너리그로 등록을 옮겼다.
이 과정에서 고우석은 계약을 해지하는 '방출'을 요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LG 트윈스에서 임의탈퇴 형식으로 미국으로 갔기 때문에 올해 KBO 복귀는 불가능한 상황. 즉 마이애미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기약없는 피칭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마이애미는 지난달 31일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지명할당된 우완 숀 앤더슨을 오늘 현금을 주고 영입한 뒤 트리플A 잭슨빌로 내려보냈다. 그리고 우완 고우석을 방출대기 조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고우석을 메이저리그에 쓸 생각이 없으니 내보내거나 마이너리그 선수로 신분을 바꾸겠다는 뜻이었다. 구단의 의도대로 고우석을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빼고 마이너리그로 소속을 바꾸는 절차가 마무리됐다.
고우석은 지난달 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돼 트리플A 잭슨빌 소속으로 뛰었다. 7경기에 등판해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3.00을 마크했다. 9이닝을 던져 9안타와 2볼넷, 1사구를 허용하고 삼진 3개를 잡아내며 3실점했다. WHIP는 1.22, 피안타율은 0.273. 최근 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안정세를 보여 빅리그의 부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살짝 일었지만, 마이애미 구단의 판단은 달랐다.
앞서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산하 더블A 샌안토니오 미션스에서 10경기에 등판해 12⅓이닝을 던져 2패, 1홀드, 1세이브, 2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샌디에이고는 일찌감치 '빅리그용은 아니다'라는 판정을 내린 상태.
게다가 고우석은 보장 몸값이 2년간 450만달러다. 올해 175만달러, 내년 225만달러의 연봉을 받고, 2026년 연봉 300만달러의 상호옵션이 포기될 경우 50만달러의 바이아웃을 받는다. 마이애미 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에도 부담스러운 금액일 수 있다.
고우석이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직구 구속이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우석은 KBO 시절 직구 최고 평균 구속은 2022년의 153.5㎞다. 포스팅되기 직전인 2023년에는 152.5㎞를 나타냈다. 마일법으로 환산하면 94.8마일에 해당한다. 최고 155㎞ 이상, 즉 97마일 이상의 직구도 곧잘 뿌렸다. 빠른 직구에 슬라이더, 커브를 섞어 던지며 통산 탈삼진율 25.5%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는 고우석의 직구 구속과 탈삼진 능력에 주목했던 것이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고우석의 구속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고우석이 잭슨빌 7경기에서 던진 직구 76개의 평균 구속은 93.3마일이다. 최고 구속도 95.7마일에 그쳤다. 95마일 직구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올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불펜투수들의 포심 직구 평균 구속은 94.6마일이다. 이에 비해 고우석은 1.3마일이 느리다. 고우석이 마이애미 구단의 콜업을 받기 위해서는 구속과 탈삼진 능력의 회복이 최대 과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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