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허락 구했나”…2차가해 논란에 ‘밀양 가해자’ 공개한 유튜버 입장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에 가담한 가해자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유튜버를 두고 ‘정의구현’과 ‘사적제재’ 등 서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20년 전 일을 들춰 피해자에게 고통을 주는 것 아니냐는 ‘2차가해’ 지적까지 나오자, 유튜버는 “피해자와 연락을 취했다”며 입장을 밝혔다.
유튜브채널 ‘나락보관소’ 운영자는 5일 채널 커뮤니티 게시글을 통해 “‘피해자에게 허락을 구했느냐’고 질문하는 분들이 많다”며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피해자 가족 측과 직접 메일로 대화 나눴고 44명 모두 공개하는 쪽으로 대화가 마무리된 상태”라고 했다.
아울러 “현재 저를 돕겠다며 가해자들의 신상을 올려주시는 분들이 있다. 감사하지만 크로스체크(대조 확인)가 돼야 한다”며 “혹시라도 다른 가해자들의 신상을 올리는 분이 있다면 저와 확인 한번만 더 하고 올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해당 유튜버는 지난 1일부터 밀양 사건의 가해자들을 잇따라 공개했다.
공개된 바에 따르면 주동자로 지목된 A씨는 친척이 운영하는 유명 맛집에서 근무했으며, B씨는 외제차 전시장에서 근무하며 호화생활을 해왔다. 영상 공개 이후 논란이 일자 두 사람이 일하던 직장에도 불똥이 튀었고, 두 사람은 현재 모두 해고된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상에서는 과거 밀양 사건 가해자들을 두둔한 C씨가 현직 경찰이라는 사실도 재조명됐다. C씨는 2012년 이와 관련 사과문을 낸 바 있으며, 경찰이 된 이후 이름을 바꾸고 가정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밀양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에서 일어난 일로 44명의 남학생이 1년간 여자 중학생 1명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가해자들은 1986년~1988년생 고등학생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은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일부를 기소했고, 나머지는 소년부에 송치하거나 풀어줬다. 그러나 기소된 10명 역시 이듬해 소년부로 송치됐지만 보호관찰 처분 등을 받는 데 그치면서 44명 중 단 한 명도 처벌을 받지 않아 전과기록이 남지 않았다.
20년 전 사건이 재조명되자 네티즌들은 환호했다. “정의구현이다” “잘먹고 잘살던 가해자들 싹다 까발려져야 한다” 등의 반응을 냄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가해자들에 관한 확인되지 않은 글도 쏟아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적제재 우려가 있다” “신상공개는 불법인데” “피해자가 고통스러울 것 같다” “피해자 허락은 받은 거냐” 등의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해당 유튜버는 가해자 상당수의 정보를 확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네티즌이 댓글로 “(가해자) 44명 전부 자료수집 다 해놓고 영상 업로드 시작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나머지들은 다 흔적 지우고 잠수 탈 듯”이라고 질문하자, 이 유튜버는 “다 있어요”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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