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자긍심 높이려…” 삼성가 3대째 이어진 문화예술 사랑

최준영 기자 2024. 6. 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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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애정을 갖고 문화재를 수집·보존하는 일에 정성을 기울여왔다. 그것이 민족문화의 유산을 지키고 민족 자긍심을 높이는 데 일조하리라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은 1982년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 개관식에서 "문화재들을 영구 보존하면서 감상·연구에 활용되도록 하기 위해 호암미술관을 문화의 공기(公器·사회 구성원 전체가 이용하는 도구)로서 개관하게 됐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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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암미술관, 16일까지 불교미술전 ‘연꽃처럼’ 화제
이병철 창업회장이 만든 미술관에
이건희 선대회장 기증품 대거전시
이재용 회장은 5번이나 관람도
여성 키워드로 불교미술 조명
“다시 보기 힘든 기획전”호평
궁중숭불도, 16세기 조선. 이건희 컬렉션으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호암미술관 제공

“따뜻한 애정을 갖고 문화재를 수집·보존하는 일에 정성을 기울여왔다. 그것이 민족문화의 유산을 지키고 민족 자긍심을 높이는 데 일조하리라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은 1982년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 개관식에서 “문화재들을 영구 보존하면서 감상·연구에 활용되도록 하기 위해 호암미술관을 문화의 공기(公器·사회 구성원 전체가 이용하는 도구)로서 개관하게 됐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창업회장이 이런 취지를 살려 설립한 호암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불교미술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이 화제에 오르고 있다. 특히 전시 취지와 완성도 등에서 평단의 호평을 받고 관람객이 6만 명을 돌파하면서, 3대째 이어지고 있는 삼성가(家)의 특별한 문화예술 사랑이 재조명되고 있다.

금동 관음보살 입상, 7세기 백제. 호암미술관 제공

5일 경제계와 미술계에 따르면 삼성의 이 창업회장과 이건희 선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으로 이어지는 3대에 걸친 미술 사랑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 국내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권 향상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전시는 이 창업회장이 만든 미술관에 이 선대회장 기증품들이 돌아와 세계적 예술품들과 나란히 전시되고, 이재용 회장이 선대의 문화예술 철학을 계승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선대회장은 부친인 이 창업회장의 뒤를 이어 2004년 서울 용산구에 ‘리움미술관’을 열고 한국 미술계의 메카로 키워냈다. 그는 1997년 발간한 에세이집에서 “사회 전체의 문화적 인프라를 향상시키는 데 한몫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조부와 부친의 문화예술 철학을 계승하는 데 힘써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장과 유가족들은 2021년 이 선대회장이 수십 년간 수집해온 작품 2만3000여 점을 국가에 기증했다. 국보 제216호인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보물 제2015호로 현존하는 고려 유일의 ‘고려천수관음보살도’를 비롯해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등 명품으로 손꼽히는 국내외 예술품들이 포함돼 있다.

나전 국당초문 경함, 고려 13세기. 호암미술관 제공

오는 16일 폐막을 앞둔 연꽃처럼 기획전은 한국 불교미술 전시에 새로운 획을 긋는 ‘다시 보기 힘든 기획전’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리노베이션 이후 호암미술관의 첫 고미술 기획전이자, 한국·일본·중국 3개국의 불교미술을 ‘여성’이라는 키워드로 본격 조명한 세계 최초의 전시라는 점에서 화제에 오르고 있다. 이 회장은 주요 외빈들과 전시를 5번이나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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