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팀 NC 함께 일군 강인권, 베이징 뜨거운 여름 같이 했던 이승엽··· 그들이 말하는 김경문
강인권 NC 감독과 이승엽 두산 감독은 6년 만에 현장으로 복귀한 김경문 한화 감독과 인연이 각별하다. 명장의 귀환을 바라보는 심정 또한 남다를 수밖에 없다.
강 감독은 과거 두산에서 오랜 기간 김 감독을 보좌했다. 김 감독이 2011년 NC의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역시 NC 코칭스태프로 합류했다. 척박한 토지를 일구고 씨를 뿌리며 신생팀 NC의 첫 역사를 함께 써 내려갔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NC가 1군에 처음 합류한 2013년,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시즌 시작과 함께 7연패를 당했다. 이후 3승 1패를 거뒀지만, 다시 9연패를 당했다. 아직도 팀 역사로 남아있는 최다 연패 기록이다. 강 감독은 4일 그때를 돌이키며 “정말 너무 힘들더라. 계산했던 것과 너무 다르게 가서 그때가 너무 힘들고 어려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김 감독의 부임 소식을 듣고 곧장 축하 전화를 했다. 김 감독은 오히려 강 감독을 걱정했다. 최근 NC의 성적이 좋지 않고, 중계화면에 비치는 강 감독의 안색도 좋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강 감독은 “(김경문) 감독님이 오히려 제 걱정을 하시더라”며 “전화를 드렸더니 ‘요즘 안 좋더라, 너 또 살 빠지더라’고 걱정하셨다”고 웃었다. 강 감독은 소문난 소식가다. 평소에도 식사량이 적은 데, 팀이 부진할 땐 더 줄어든다. 2013년 9연패보다 오히려 지금이 더 힘든 게 솔직한 심정이다. 강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등이) 지금은 다 제가 지켜야 할 사람들이니까, 아무래도 지금이 더 힘들다”고 말했다. 김 감독도 그런 심정을 모르지 않는다.
두 사람의 인연은 사실 강 감독이 현역이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강 감독이 30세 되던 2002년, 김 감독이 1군 배터리코치로 있던 두산으로 이적했다. 강 감독은 “정말 훈련을 많이 시키시더라. 서른 살 될 때까지 그런 연습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연습 못하겠습니다’ 말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었다”면서도 “그런 과정에서도 왜 연습을 해야 하는지 이해를 시켜주시고, 고참으로서 해야 할 일도 명확하게 정립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2006년까지 두산에서 뛰다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고, 김 감독은 2004년 두산 감독으로 부임해 2011년까지 팀을 이끌었다.
강 감독이 기억하는 김 감독은 결국 카리스마 속에 따뜻함을 갖춘 지도자였다. 올해로 부임 2년 차인 강 감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지도자 역시 김 감독이다.
이승엽 감독도 김 감독과 인연이 남다르다.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이 감독이 중심타자로 활약하며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대표팀은 예선부터 결승까지 전승으로 우승했지만, 이 감독은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예선에서 23타수 3안타, 극도로 부진했다. 이 감독을 라인업에서 빼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과장 없이 ‘국민적’으로 밀려들었지만, 김 감독은 특유의 뚝심으로 밀고 나갔다. 그리고 가장 극적인 순간, 극적인 방식으로 이 감독은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준결승 일본전, 8회 2점 홈런을 때렸다. 결승 쿠바전에선 1회부터 선제 2점 홈런을 때렸다. 준결승과 결승 모두 이 감독이 결승 홈런을 때렸다.
이 감독은 당시를 회상하며 “(김경문) 감독님이 아니셨다면 그때 저는 경기에 나가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그래도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 감독님이 워낙 선수들을 믿어주시는 덕분”이라고 했다.
이 감독이 기억하는 김 감독의 키워드도 역시 카리스마다. 이 감독은 “올림픽 때도 직접적으로 말씀은 많이 안 하셨지만, 감독님만의 카리스마가 있으셨다. 무서움이라기보다도 뭔가 모를 아우라가 있었다”면서 “감독님이 선수들을 한 곳으로 모으는 특유의 힘이었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김 감독을 존경하는 두 사람이지만, 결국은 현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오는 7~9일, 김 감독의 대전 홈 첫 상대가 NC다. 그다음 3연전 상대는 또 두산이다. 강 감독은 “축하드릴 일은 축하드리고, 경기에 들어가면 또 제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드릴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그래야 김 감독님도 좀 더 뿌듯하게 보시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감독 역시 “감독으로 제가 한 수 잘 배워야 한다. 경기장 밖에서는 조언도 받고, 가르침도 많이 받아야 한다”면서도 “경기장에서는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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