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로 공방으로… 소멸지역 빈집의 변신

이성현 기자 2024. 6. 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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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고령화로 농어촌 지역은 물론 도심에서도 장기간 방치되는 빈집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활용해 청년 유입과 관광객 유치 등 생활인구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처럼 지자체가 빈집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기존 철거 위주의 정책이 관련 비용 증가 등 효율성이 떨어지고 지역소멸 대응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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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자체, 관광자원 활용정책 눈길
강원, 워케이션 시설로 리모델링
충주 관아골 관광명소로 탈바꿈
창업희망자·방문객 발길 잇따라
강진, 수리 후 월 1만원에 임대
충북 충주시 원도심인 관아골 빈집을 리모델링해 조성한 카페, 공방 골목이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 충주시청 제공

춘천=이성현·강진=김대우·부산=이승륜 기자

저출생·고령화로 농어촌 지역은 물론 도심에서도 장기간 방치되는 빈집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활용해 청년 유입과 관광객 유치 등 생활인구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빈집을 철거 대상으로 바라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문화공간과 상점, 숙박시설로 리모델링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5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강원도는 지난 4월부터 지역소멸 위기에 놓인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접경지역 빈집을 특화관광자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는 우선 올해 철원에서 빈집 2곳과 청년 사업가를 선정해 리모델링 비용과 공간 조성 비용 등을 지원한다. 청년사업가는 빈집을 오는 11월 말까지 ‘워케이션’ 시설 등으로 변신시켜 소멸위기에 놓인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충북 충주시는 옛 도심인 관아골 빈집을 청년들이 고쳐서 감성 카페, 공방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관광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16년 60개에 달하던 관아골 일대 빈집은 현재 12개로 줄었다. 시 관계자는 “처음에는 소수의 청년창업자를 선정해 지원했는데 이제는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창업 희망자와 방문객으로 인해 지역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빈집을 고쳐서 외지인에게 숙박시설로 임대하는 사업도 인기다. 전남 강진군은 도시민 인구 유입을 위해 빈집을 리모델링해 월 1만 원에 임대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군은 빈집 42가구를 선정해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다. 군에 따르면 울산 동구, 광주 북구, 경북 구미·영양, 경기 양평 등 전국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이 잇따르고 있다. 부산 중구는 내년 지역 내 빈집을 전문으로 중개하는 온라인 사이트인 ‘빈집 뱅크’를 운영할 예정이다. 구에서 빈집 수리비를 지원하면, 해당 집 주인은 지원받은 금액만큼 임대료를 낮춰 거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처럼 지자체가 빈집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기존 철거 위주의 정책이 관련 비용 증가 등 효율성이 떨어지고 지역소멸 대응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조명호 강원연구원 연구위원은 “소규모 도시가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젊은층을 외부에서 수혈할 수 있어야 한다”며 “빈집을 폐기의 대상이 아닌 지역 활성화를 위한 자원으로 바라보는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 빈집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전국 빈집 9만709호 가운데 안전이나 위생, 미관상의 이유로 철거 대상인 빈집은 2만922호(23%)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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