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 영령과 유족 제대로 예우할 때다[포럼]

2024. 6. 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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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우선, 민족상잔의 대비극인 6·25전쟁 당시 산화한 호국 영령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그 유족들에 대한 자긍심을 선양하기 위해 더 특별한 배려책을 마련하기를 권고한다.

또한, 6·25전쟁 당시 이름도 모르는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참전했던 우방에 대한 보훈 외교를 더욱 강화해 그 지평을 확대하고, 이제 남은 삶이 길지 않은 참전유공자에 대한 예우도 대폭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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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옥 대신대 석좌교수, 前 한국보훈학회 회장

이 달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올해로 동족상잔의 비극 6·25전쟁이 발발한 지도 어언 74년이다. 전쟁으로 전 국토가 황폐해지고 엄청난 인적·물적 피해에도 불구하고 전후 세대가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지금에는 6·25전쟁이 마치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며 그 전란이 주는 교훈과 아픔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무감각한 것 같다.

다시 6월을 맞아, 나라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처했을 때 조국과 민족을 위해 싸우다 장렬하게 가신 호국 영령의 거룩한 희생정신을 생각하며 나도 모르게 옷깃을 여민다. 이들의 호국을 위한 숭고한 희생과 ‘결사보국’의 정신이 없었다면 과연 우리나라는 어떻게 됐을지를 생각할 때, ‘특별한 희생에는 응당 특별한 관심과 배려가 뒤따라야 한다’는 보훈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들의 숭고하고도 특별한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나라는 6·25전쟁의 상흔을 극복하고 최후진국에서 이제는 미국·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선진국으로 올라설 수 있지 않았는가.

이렇듯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의 살신성인 같은 숭고한 희생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원동력이 됐음에도 이들을 기리기 위한 우리의 보훈정책과 보훈행정은 아직도 부끄러운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까지 수장(首長)이 차관급이던 ‘국가보훈처’를 장관인 ‘국가보훈부’로 격상시키고 관련 예산과 조직을 그에 걸맞게 개편했다지만, 조금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별다른 차이가 없음을 알게 돼 실망스럽다. 물론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갖출 수는 없다. 그러나 지난 시기의 잘잘못을 분석하고 평가해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는 ‘그 나물에 그 밥’ 식으로, 개혁적인 조직이나 인사 개편이 없이 과거를 거의 그대로 답습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지난 정권 때 현충일 추모사에서 월북 후 북한에서 고위직을 지낸 김원봉을 ‘국가유공자’로 모셔야 한다고 한 일이나, 육군사관학교 교정에 건립한 홍범도를 비롯한 5인의 흉상 문제, 모 보훈단체장의 상식을 뛰어넘는 행태와 망발, 각급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의 불공평성 등 적잖은 문제가 있음을 보훈부 관계자들이 애써 외면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감출 수 없다.

내일 69주년 현충일을 앞두고 두어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민족상잔의 대비극인 6·25전쟁 당시 산화한 호국 영령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그 유족들에 대한 자긍심을 선양하기 위해 더 특별한 배려책을 마련하기를 권고한다. 또한, 6·25전쟁 당시 이름도 모르는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참전했던 우방에 대한 보훈 외교를 더욱 강화해 그 지평을 확대하고, 이제 남은 삶이 길지 않은 참전유공자에 대한 예우도 대폭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 이는 현역군인의 사기 진작은 물론 국민에게 애국심을 고취함으로써 국민적 연대 의식 제고에 큰 몫을 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로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이 발휘한 국가와 민족을 위한 애국 충정을 선양하고 기리는 데 조금의 주저함이나 망설임도 없어야 한다. 그리고 국가유공자의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배려’를 할 수 있는 여러 조치와 함께 합당한 예우 방안을 마련하기를 당부한다.

유영옥 대신대 석좌교수, 前 한국보훈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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