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지소연만 믿어야 하는 현실…아쉬운 여자축구 미국 2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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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의 아성을 되찾으려는 미국으로 원정에 나선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내용과 결과에서 모두 아쉬움을 남긴 채 2연전을 마쳤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의 알리안츠 필드에서 열린 미국과의 친선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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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세계 최강'의 아성을 되찾으려는 미국으로 원정에 나선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내용과 결과에서 모두 아쉬움을 남긴 채 2연전을 마쳤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의 알리안츠 필드에서 열린 미국과의 친선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2일 콜로라도주 커머스시티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 0-4로 졌던 벨호는 2경기에서 7골을 내주고 득점은 하지 못한 채 미국과의 2연전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16강 탈락 등으로 지금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위로 내려와 있으나 자타공인 여자 축구 최강국인 미국의 벽은 높았다.
에마 헤이스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한 미국은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두 경기 완승으로 자신감을 충전했다.
FIFA 랭킹 4위와 20위, 17차례 A매치 맞대결 전적 4무 13패가 보여주듯 여자 축구에서 미국과 한국의 '체급 차'는 분명하지만, 도전적인 모습조차 쉽게 보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우리 대표팀에 남는 아쉬움이 더 짙은 경기였다.
특히 이날 팬들의 인상에 남을만한 번뜩이는 장면이 주로 베테랑 지소연(시애틀 레인)에게서 나왔다는 것은 여전한 한국 여자 축구의 현실을 절감하게 한다.
이날 한국이 득점에 가장 가까웠던 순간은 전반 30분 지소연의 프리킥 한 방이었다.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지소연이 차올린 오른발 프리킥이 절묘한 궤적으로 골대 쪽으로 날아간 것을 미국의 케이시 머피 골키퍼가 막아내며 골이 되진 않았다.
일본과 잉글랜드, 국내 WK리그를 거쳐 올해는 처음으로 미국 무대에 도전 중인 지소연은 이날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킥이나 미국 수비를 곤란하게 하는 감각적인 패스 등을 간간이 보이며 '클래스'를 뽐냈다.
2006년부터 A매치 160경기에 출전해 한국 선수 최다 출전 기록을 보유한 지소연은 "제가 '고인 물'이고 빨리 대표팀에서 나가야 한다는 걸 저도 안다"고 호소하곤 한다.
하지만 그가 30대 중반에 접어들기 시작한 지금도 한국 여자 축구는 '지소연'으로 대변되고 있고, 그는 태극마크를 쉽게 내려놓지 못한다. 이번 경기에서도 그런 상황이 드러났다.
이번 2연전에 모두 선발 골키퍼로 나선 김정미(현대제철)는 1984년생으로 150번째 A매치에 나섰고, 지소연과 김정미를 비롯해 이날도 선발 라인업엔 기존 주축들이 대부분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여자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하고 파리 올림픽 본선행도 불발된 여자 대표팀은 장기적 관점에서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과 2027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 대비해 세대교체를 목표로 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미국 원정 명단엔 연령별 대표팀도 거치지 않은 공격수 홍서윤(광양여고)이 깜짝 발탁됐고, 수비수 이소희(현대제철)도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2007년생 원주은과 권다은(이상 울산 현대고), 2003년생 김경희(수원FC) 등도 포함됐으나 벨 감독은 이들을 과감하게 기용하지는 않았다. 이날 후반 45분이 되어서야 원주은과 이소희가 그라운드를 밟아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어린 선수들이 선배들과의 훈련을 통해서나 큰 경기 때 벤치에 앉아서도 배울 게 있다지만, 결국 세대교체보다 눈앞의 결과에 비중을 둔 익숙한 선택에 방점이 찍혔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이른바 '젊은 피' 중 현재 성인 대표팀에서 꾸준히 기회를 얻는 건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2007년생 케이시 유진 페어(에인절시티) 정도다.
파리 올림픽 예선을 치르기 전인 지난해 4월 재계약한 벨 감독의 계약 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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