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괴짜 삼인조…자본주의 시대의 예술을 묻다
자본주의 은유 조명·회화로
경제위기 경각심을 보여줘
바다 소재로한 조각 등 눈길
심해 생물 움직이는 영상도
빨간색 티셔츠를 나란히 입고 온 덴마크의 3인조 작가그룹 수퍼플렉스(SUPERFLEX)는 이런 철학을 작품 속에 투영하는 ‘괴짜’ 작가들이다. 야콥 펭거, 브외른스테르네 크리스티안센, 라스무스 닐슨은 세상의 불합리함에 의문을 제기하는 도발적인 작업으로 이름난 삼총사다. 테이트 모던, 쿤스트할레 바젤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도 초청됐다.
국제갤러리 서울점 K1과 K3에서 7월 28일까지 수퍼플렉스의 개인전 ‘Fish & Chips’가 열린다. 5년만의 한국 전시를 위해 방한한 세 사람은 페인팅, 조각, 영상 등 다양한 작업을 한 자리에서 펼쳐보인다. 무엇보다 최근 관심사인 기후(Fish)와 경제 시스템(Chips) 사이의 관계성을 다룬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개막일인 4일 만난 세 사람은 “광주비엔날레에 2번 참여했고 한국과는 20년 이상 인연이 있다. 저희 는 거대한 하나의 공간에 고립적인 환경을 만들어 그 안에서 보이는 것 이상의 경험을 안겨주려 노력한다. 이번 전시도 다른 세계를 향하는 일종의 인터페이스 혹은 포털으로 여겨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K1 안쪽 공간에는 제목에 쓰인 ‘Chips’를 상징하는 회화와 식물 작업이 설치됐다. 언뜻 보기에는 순백의 단색화처럼 보이는 그림 속에 신용카드의 마그네틱칩 디자인이 접목되고, 칩에 사용되는 규소(Silicone)를 사용했다. 작가는 “사회를 구성하는 경제 시스템을 작품을 통해 드러내는 것은 우리가 오랫동안 해온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투자은행 화분’은 뉴욕 시티그룹 빌딩의 모습을 한 화분 조각에 환각을 유발하는 마약 등의 식물을 꽂아 전시한 연작이다. 이번 전시에는 제주도에 자생하는 독성 식물 협죽도를 대신 심었다.
인터랙티브 영상 ‘Vertical Migration’(2021) 속에는 이들이 목격한 수중해파리의 친척인 사이포노포어(siphonophore)가 살아서 움직인다. 관람객의 움직임을 따라 반응하도록 만들어졌다. 매일 밤 먹이를 찾기 위해 수면으로 올라오는 바다 생물들처럼, 다가오는 미래에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인간들도 ‘수직 이동’을 하게 될 것이라 묵시록적인 예언을 담았다.
지표면이 물에 잠긴 미래를 암시하는 포르투갈의 천연 대리석·화강암 등으로 만들어진 조각은 해양 생태계와의 공존을 위한 상상력에서 착안했다. 바다의 생물들이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소재와 형태로 만들어 이들의 시각에서 인류를 바라본다. 이들은 “세계적으로 바다의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어, 현재는 인간을 위한 조각이지만 미래에는 물고기들을 위한 조각이 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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