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경제 부담' vs '세수 펑크 우려'…정부, 유류세 환원 두고 고심
'유류세라도…' 2년 연속 세수펑크 우려에 목소리↑
환원시 물가 자극 요인…서민경제 부담 가중될 것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정부가 이달말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정책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관가에선 2년 연속 세수펑크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유류세 인하를 일몰하거나 단계적으로 환원해 재정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9번 연장된 유류세 인하…이달 중 '연장' 또는 '일몰' 결정
가장 최근엔 지난 4월 유류세 연장을 결정했다. 중동의 정세 불안이 가중되며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4월말로 예정된 유류세 인하 조치를 6월말까지 추가로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이때 4월 정부의 유류세 인하 결정이 알려진 뒤 지속적인 감세 정책으로 인해 세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지출은 늘어나고 있어 재정 부담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다수 나왔다.
반면 3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상회하고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외식물가 등이 동반 오름세를 보이면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2년 연속 세수 펑크 우려에 유류세 걷어야 목소리↑
정부는 유류세 인하폭을 상반기 30%, 하반기 20%로 전제하고 교통·에너지·환경세 올해 세입 규모는 11조1000억원으로 예상했는데 유류세 인하 조치를 환원하면 교통에너지환경세입이 늘어날 수 있어 재정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고 본다.
국제유가가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유류세를 걷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국제유가는 한때 중동 정세불안으로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최근에는 하향 안정세를 보이며 70달러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 안정에 따라 당분간 국내 기름값이 하락 흐름을 보일 수 있는 만큼 유류세 인하 정책을 유지할 이유가 없는데다 상황에 따라 유류세 인하 조치를 다시 도입하는 등 탄력적인 운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유류세 환원시 서민경제 부담 가중…신중론도 다수
월급은 그대로인데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데다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이 심화되면서 서민들의 체감 물가와 경기는 하반기로 갈 수록 힘들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반기엔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공공요금 인상은 또 다시 물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전체 물가상승률은 예상치를 웃돌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 유류세 인하가 종료되면 서민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공산이 크다. 현재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는 ℓ당 615원 수준인데 유류세를 걷게 되면 ℓ당 810원 수준으로 오르며 서민 경제를 더욱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최근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높아져 서민생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과일류 28종에 대한 할당관세를 하반기까지 연장하고, 채소류 4종에 할당관세를 적용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서민 경기가 아직 불확실한 만큼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를 환원하면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며 "유류세 인하를 유지하면서 경기침체와 소비 위축을 극복할 수 있는 경제 선순환 구조를 회복시킬 만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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