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윤 대통령 ‘석유 브리핑’ 연일 십자포화···“지지율 방어용” “국정 블러핑”

이유진·박하얀 기자 2024. 6. 5. 11:2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국회에셔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3일 ‘포항 영일만 석유·가스 매장’ 발표를 두고 사흘째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2의 부산엑스포” “지지율 방어용” “국정 블러핑” 등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역술인 천공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5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석유 탐사를 놓고 확률이 20%라고 한다. 반대로 얘기하면 80%는 아니라는 말”이라며 “일설에 의하면 20% 확률이니 1000억원씩 들여 5번 뚫으면 확실하다는 얘기를 한다는데 이런 소리를 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기본적으로 이런 사업은 민간 자본을 유치해서 하는 게 맞다”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지 모르는데 정부 예산을 전적으로 들여서 하는 것은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5개를 시추하는 데 5000억원이 든다고 한다. 부산 엑스포 (유치)에 들어간 돈과 비슷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끝으로 “성공하기 바라지만 그 과정에서 예산 낭비 요소가 없는지, 불필요하게 과도한 국민의 기대를 자극해 나중에 또 엑스포 유치 실패와 같은 충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고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도 “제2부산엑스포 참패가 되지 않길 바란다”며 “시추 성공 가능성은 대통령 지지율과 비슷한 20% 정도이고, 박정희 정권 때 한번 우려먹은 아이템이라 지지율 방어 땜빵용 아닌가 의구심도 많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물리탐사 심층분석을 의뢰한 미국 기업을 두고선 “재택근무 시대이고 작지만 강한 기업도 있어서 작은 기업이라 무시하면 안 되겠지만 윤 대통령이 말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치고는 외향상 초라해 왠지 찜찜하다”고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5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혁신당도 윤 대통령을 향해 “누가 봐도 아니면 말고 식의 국정전환쇼를 할 게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그제 윤 대통령이 첫 국정브리핑을 했다. 난데없이 영일만 석유 매장 가능성을 말씀하셨다”며 “48년 전 1976년 1월 15일 박정희 대통령이 ‘포항에서 양질의 석유가 발견됐다’라고 하던 그 장면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는 “알고 보니 당시 발견된 기름은 원유가 아닌 정유였다. 결과적으로 박정희 대통령 주연의 대국민 사기극으로 끝이 났다”며 “이명박 정부 때도 조 단위의 수익이 난다고 자원외교를 주장했다. 결과는 처참한 수준이었다”고 했다.

조 대표는 윤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역술인 천공을 언급하기도 했다. 천공은 윤 대통령의 발표가 있기 2주 전 유튜브 채널에서 “이 나라 밑에 가스고 석유고 많다”, “우리도 산유국이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조 대표는 “발표해 놓고 잘 안되면 또 없던 일로 할 것이냐”면서 오죽하면 대통령이 중요 발표할 때마다 네티즌들이 천공이라는 해괴한 자가 비슷한 말을 했는지 찾아보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는 “요즘 증권가에서 떠도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누가 대한민국 조국의 미래를 못 보듯 고개를 들어 천공의 유튜브를 보게 하라”라면서 “이게 나라냐”라고 되물었다. 김보협 대변인은 역시 이날 논평을 통해 “혹시 산유국의 꿈은 윤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서 관련 영상 한번 보세요. 그런 분 아닙니다라고 소개했던 천공이라는 자와는 정말 무관한 것인가”라고 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