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고급 전기차 '공세'…현대차 '아이오닉 9' 선방할까
'2024 부산모빌리티쇼'서 '아이오닉 9' 공개 유력
지프·캐딜락·폴스타 등 경쟁 차종 잇달아 출시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현대자동차의 대형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 9'의 출시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입 고급 전기차 공세를 이겨낼지 여부가 주목된다. 지프·폴스타·캐딜락 등 주요 수입차 브랜드들의 신차가 하반기 대거 출시되면서 수요 일부가 분산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현대자동차의 대형 전동화 SUV 아이오닉 9의 공개가 유력하다.
현대자동차는 국내에서 개최되는 모빌리티쇼에서 늘 신차를 공개해 왔다. 지난해 개최된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는 중형 세단 쏘나타의 상품성 개선 모델인 '쏘나타 디 엣지'를 선보였으며, 2022년 열린 부산모빌리티쇼에서는 전동화 세단 '아이오닉 6'의 실물을 공개했다.
아이오닉 9은 지난 2021년 미국 LA오토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세븐'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3열 SUV로, 콘셉트카 이름으로 인해 차명이 '아이오닉 7'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최근에는 기아의 'EV9'과 통일성을 강조하는 아이오닉 9의 이름이 채택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아이오닉 9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하고, 에너지 밀도를 높인 99.8㎾h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슷한 크기의 EV9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501㎞, 최고출력 150㎾, 최대토크 350Nm임을 감안하면 유사한 성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아이오닉 6처럼 공기역학적 디자인이 적용돼 전비가 더욱 향상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아이오닉 9의 흥행 여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최근 전기차 수요가 정체기에 접어든 데다, 경기 위축으로 인한 판매 부진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실제 현대차는 올해 5월 국내 시장에서 6만2200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동월 대비 9.4% 감소한 숫자다.
하반기에 수입 브랜드의 경쟁 차종이 대거 출시된다는 점도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제너럴모터스(GM) 산하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은 첫 순수전기차 '리릭'을 출시했다. 해당 차량은 GM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을 적용한 첫 모델로, 올해 1분기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럭셔리 브랜드 중 단일 모델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리릭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 배터리 법인 '얼티엄셀즈'에서 생산된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배터리가 탑재됐다. 102㎾h의 대용량 배터리 팩은 주행가능거리를 465km까지 끌어 올렸고, 최대토크 62.2㎏·m의 힘을 발휘하며, 시간당 최대 190㎾ 출력으로 충전할 수 있는 DC 고속 충전도 지원한다.
미국 럭셔리 SUV 브랜드 지프도 전기 SUV '2024 지프 왜고니어 S 런치 에디션'을 국내에 판매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의 새로운 전기차 전용 플랫폼 'STLA 라지'를 기반으로 설계된 왜고니어 S는 주행가능거리 483㎞(북미 기준)를 제공하며, 최고출력 600마력, 최대 토크 85.3㎏.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도 이달 전기 퍼포먼스 SUV 쿠페 '폴스타 4'를 국내에 출시한다. 최대 400㎾(544마력)의 출력을 제공하며, 100㎾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WLTP 기준 주행가능거리 610㎞(롱레인지 싱글모터 기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아이오닉 9의 가격 정책이 중요하다고 본다. 실제 EV9의 경우 판매 실적이 저조하다가, 가격 인하를 단행한 이후 판매가 늘어나기도 했다. EV9은 지난해 11월 375대만 팔렸지만, 약 2000만원 가까이 가격을 내린 뒤 올해 2월 2688대로 판매가 급격히 늘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완성도와 상품성은 매우 뛰어나지만, 경기 부진과 더불어 수입 브랜드의 전기차 공세가 하반기 예정돼 있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면서 "보조금 정책과 발맞춰 적절한 가격대를 형성한다면 AS 비용 등에서 장점이 큰 현대차에 대한 선택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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